'돈 봉투' 정우택 영장심사…"부정한 돈 받은 적 없다" 주장

2022년 보궐선거 전후 카페업자 뇌물 수수 혐의
4·10 총선 면접 하루 앞두고 수면 위… 공천 탈락

'돈 봉투' 수수 혐의를 받아온 국민의힘 정우택 전 의원이 구속 갈림길에 섰다.

청주지법 김승주 영장담당 부장판사는 19일 뇌물수수, 알선수재,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정 전 의원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 중이다.

이 절차는 검사에게 구속영장을 청구받은 판사가 피의자를 직접 심문한 뒤 범죄 혐의와 증거인멸·도망 염려 등을 고려해 영장 발부를 결정하는 제도다. 구속 위기에 놓인 피의자가 행사할 수 있는 최후의 방어권이기도 하다.



정 전 의원은 2022년 10월 자신의 지역구(청주 상당) 유권자인 카페 사장 A씨에게 돈 봉투를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해 3월 보궐선거로 당선된 정 전 의원은 선거 전후로 수차례에 걸쳐 A씨에게 금품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그 대가로 상수원보호구역 내 카페 영업 허가 등을 청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로부터 고소장을 받아 정 전 의원을 수사한 뒤 이달 초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영장 발부 여부는 이날 저녁이나 다음 날 새벽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정 전 의원에게 돈을 건넨 A씨도 알선수뢰 등 혐의로 이날 영장실질심사를 받는다.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검찰은 최장 20일간 정 전 의원의 신병을 확보하게 된다. 재판 과정에서의 최대 구속기한은 1심 6개월, 2심과 3심은 각 8개월이다. 수사 과정에서 구속된 피의자는 법원의 판단을 재차 받을 수 있는 '구속적부심' 청구권을 지닌다.

정 전 의원은 이날 영장실질심사 전 입장 표명을 통해 "오랫동안 정치 생활을 해왔지만, 결코 부정한 돈을 받고 정치를 한 적이 없다"며 "영장실질심사를 통해 저의 억울함과 결백함을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CCTV에 찍힌 돈 봉투는) 그 자리에서 돌려줬고, (청탁에 대해 한 달만 기다려달라는 녹취록도) 제가 아닌 제 보좌관하고 통화한 내용"이라고 결백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민원 처리는 국회의원의 당연한 직무"라며 "(단순히) 민원에 억울한 점이 있는 건지 알아보라 한 정도에 불과하다"고 청탁 혐의를 일축했다.

정치공작 의혹에 대해서는 "(4·10 총선) 공천 면접 전날 언론에 공개됐다고 하는 것부터 정치 공작의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뇌물을 제공한 사람도 처벌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뇌물 제공을 인정하면서까지 저에게 뇌물을 줬다고 하는 (카페 사장의) 저의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4·10 총선에서 6선에 도전했던 정 전 의원은 지난 2월 돈 봉투 수수 장면이 찍힌 폐쇄회로(CC)TV 영상이 공개되면서 공천에서 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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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취재본부장 / 김은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