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광화문 '국가상징공간' 추진하기로…"시민 59% 찬성"

시민 제안 522건 접수…찬성 59%, 반대 40%
적합한 상징물 태극기 215건으로 제일 많아
오세훈 "6·25 참전용사 희생 주제로 상징물"
미디어아트 등 최신기술 접목…설계공모 예정
내년 5월 공사 착수해 9월 준공 목표로 추진

시민 59%가 광화문광장에 국가상징공간을 조성하는 것에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서울시는 시민 제안을 수렴해 내년 9월 준공 목표로 본격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상징공간의 의미는 6·25 전쟁에 함께한 22개국 참전국과 참전용사들의 희생을 기리는 데 초점을 뒀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0일 기자설명회를 열고 "공산주의와 대치하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번영을 꽃 피울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들의 희생과 헌신이 있었던 만큼 이들의 희생을 주제로 상징물을 만든다는 게 추진 방향"이라고 밝혔다.

시는 지난 6월 광화문 광장에 100m 높이의 태극기 게양대와 '꺼지지 않는 불꽃' 상징물을 세우는 내용의 광화문광장 국가상징공간 조성계획을 발표했지만 과도한 애국주의 아니냐는 등의 논란이 일어났다.

이에 오 시장은 지난달 "국가상징조형물의 형태, 높이, 기념할 역사적 사건과 인물 등 모든 부문에서 가능성을 열어두고 시민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한 달 간 시민 제안을 받았다.

시는 홈페이지에 광화문광장 국가상징공간 조성에 대한 의견수렴 창구를 만들고 지난달 15일부터 지난 15일까지 시민 의견을 수렴했다.

시에 따르면 한 달여간 접수된 시민 제안은 총 522건으로, 이 가운데 국가상징공간 조성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59%(308건), 반대 응답은 40%(210건), 기타 1%(4건)로 집계됐다.

국가상징공간 조성에 적합한 상징물은 태극기가 215건(41%), 무궁화 11건, 나라문장 및 국새 각 2건, 애국가 1건 등이었다. 이 외에도 훈민정음, 소나무, 역사정원, 6.25 참전국 국기, 독도 등 다양한 시민 의견이 제시됐다.

상징물 디자인에 대한 아이디어도 나왔다. 미디어아트 작품이나 빛조형물 등을 활용해 광화문광장을 예술성을 겸비한 공간으로 만들자는 제안, 국기게양대 형태의 미디어폴을 비롯해 키네틱(움직이는) 아트 등 예술적 조형미를 살린 상징물을 만들자는 제안 등이 있었다.

또 해시계, 훈민정음 등 역사성이 깃든 상징물을 통해 광화문광장의 위상을 높이자는 제안과 주변과 조화를 이루는 국가 상징적 건축물·공원 등을 함께 조성하자는 의견이 접수됐다.


반면 '현재 광화문광장 인근에 국기게양대가 있어 추가 상징물은 불필요하다', '세종대왕상 등 기존에 광화문광장에 있는 국가상징물로 광장의 역사성은 충분하므로 광화문광장 현 상태 유지를 희망한다', '정책 및 예산의 우선순위를 고려한 사업 추진이 필요하다' 등 국가상징공간 조성에 반대하는 의견도 있었다.

시는 이번 시민 제안을 토대로 ▲상징공간의 의미 ▲시민과의 소통 ▲디자인 다양성 및 최첨단 기술 접목 등 크게 3가지에 초점을 맞춰 시민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광화문광장 국가상징공간 조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시민의견 수렴 결과에 대해 전문가 자문과 열린광장운영시민위원회 심의를 거치고, 이를 바탕으로 지침을 마련해 다음달 설계 공모를 추진할 예정이다.

오 시장은 "태극기가 상징물로서 공감대를 형성하기 쉽지만, 유연하게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상상력이 풍부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받겠다"며 "10년 뒤, 50년 뒤에도 똑같이 상징성이 돋보일 수 있는 조형물을 최첨단 과학기술과 아날로그 방식을 결합하고 융합함으로써 그 상징성을 더 고양시킬 수 있느냐를 좋은 아이디어로 내는 작품이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시민 40%가 조성에 반대한다는 것에 대해 오 시장은 "요즘같이 정치적인 견해가 양극화된 시대에 40%라면 그렇게 높은 비율인지 의문"이라며 "당초 높은 태극기 게양대로 설명이 됐기 때문에 생겼던 의견의 흐름도 있었던 것 같다. 충분히 설명을 드리면 오해는 상당히 풀리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시는 설계공모 후 12월 기본 및 실시설계에 착수한 뒤 내년 5월 본격적인 공사 착수, 내년 9월 준공해 국가상징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유창수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다양한 시민 의견을 중심으로 광화문광장에 자유와 평화 등 인류 보편의 가치와 후손들에게 물려줄 희생과 헌신의 의미를 모두 담은 조형물을 설치함으로써, 광화문광장을 국민이 공감하고 전세계인이 소통하며 함께 즐기는 공간으로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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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 임정기 서울본부장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