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투약후 여친 살해 20대 "심신미약"…무기징역 구형

필로폰을 투약한 상태에서 여자친구 목을 조르고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20대에게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대전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김병만)는 21일 오전 살인,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로 기소된 A(24)씨에 대한 결심 공판을 열었다.

검찰은 이날 A씨가 재범을 저지를 위험성이 있다며 전자장치 부착명령(전자발찌)과 보호관찰을 추가로 청구했다.

A씨 측 변호인은 "살인의 재범 위험성보다 마약 투약의 재범 위험성을 인정하며 피고인도 치료를 받는 것을 동의해 치료 감호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직접 검찰에 청구 요청을 하지는 않을 예정이다. 또 검찰에서 치료감호를 검토해 보고 필요할 경우 청구해 달라고 요청했다.

양측에서 피고인 신문 절차를 생략하자 재판부는 결심 절차를 이어갔다.

검찰은 "필로폰을 수차례 투약하고 자신의 연인을 잔혹한 방식으로 살해했으며 법정에서 심신미약을 주장하고 있지만 사건 당일에도 필로폰을 투약한 뒤 정상적으로 출·퇴근을 했다"며 "범행 후 행실을 보면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피해자 유족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무기징역, 추징금 60만원, 전자발찌 20년, 예비적 보호관찰 5년 등을 구형했다.

A씨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전반적으로 인정하며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지만 당시 피고인은 논리적인 사고를 할 수 없는 심신미약 상태였다"면서 "범행 전 계속해서 필로폰을 투약했고 초범이며 자수한 부분을 참작해달라"고 밝혔다.

A씨는 최후 진술에서 "저는 마약 중독자다. 의지가 약했던 것인지 약을 쉽사리 끊지 못했고 스스로 중독자가 아니라고 착각하는 등 한심하고 어리석은 생각을 했다"며 "마약을 해 소중한 것들을 모두 잃었고 한순간 잘못된 행위로 한 사람의 삶을 망가뜨리고 가정을 충격에 빠뜨렸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유가족에게 고개 숙여 사죄하고 싶다"고 말했다.

피해자 측 변호인은 "사람의 입으로 담을 수 없는 잔혹하고 악랄한 범죄를 저지르고 자신의 마약 범죄를 은닉하기 위해 피해자가 살아있었을지도 모르는 3시간을 방치했다"며 "절대로 자수와 심신미약과 같은 감경은 이뤄져서는 안된다. 법정 최대한의 형량을 선고해 유족의 한을 풀어달라"고 호소했다.

재판부는 9월11일 오후 2시 A씨에 대한 선고를 이어갈 방침이다.

A씨는 지난 3월20일 오전 7시30분께 대전 서구 탄방동의 한 다가구주택 원룸에서 필로폰을 투약한 상태로 여자친구인 B씨 목을 조르고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A씨는 B씨의 이성 문제 등으로 말다툼을 벌이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범행 약 2일 전부터 필로폰을 5차례 걸쳐 투약한 혐의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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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취재본부장 / 유상학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