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중국 공급망 다변화 현실로…'노트북 제조' 베트남·태국↑

델·애플, 베트남 생산 확대…HP는 태국
삼성전자, 올해 인도서 노트북 생산

애플 등 글로벌 기업들의 탈중국화 전략이 지속되면서 베트남, 태국 등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제조 비중이 눈에 띄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델, 애플 등 글로벌 노트북 제조사들은 미중 갈등으로 인한 지정학적 문제 등으로 탈중국 기조가 강해지면서 베트남, 태국 등으로 생산라인을 이전하고 있다.

베트남, 태국, 인도 등은 저렴한 인건비와 개선된 인프라, 적극적인 정부 정책 등으로 글로벌 노트북 업체들의 상당한 투자 유치를 이끌어냈다는 분석이다. 실제 베트남의 글로벌 노트북 제조 점유율은 올해 6%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최대 개인용 컴퓨터 제조업체인 HP는 현재 대부분 중국에서 노트북을 만들고 있지만 태국 공장의 생산용량을 늘려나가고 있다. 태국의 올해 글로벌 노트북 생산 점유율은 2.3%로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트렌드포스는 중국 외 지역에서 노트북을 생산하는 비중이 지난해 7.2%에서 올해 12.4%로 증가할 것으로 관측했다.

방대한 제조 능력과 포괄적인 공급망을 보유한 중국은 여전히 글로벌 노트북 제조 시장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지만, 공급망이 점차 다양화되고 복잡해지면서 경쟁력 유지를 위한 유연화 정책이 노트북 제조사들이 직면한 가장 큰 과제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부터 인도 노이다 공장에서 노트북 생산을 시작한다. 노이다 공장은 당초 생활가전 생산기지였지만 스마트폰 시장이 확대되면서 지난 2010년 스마트폰 공장으로 전환했다. 2018년에는 7억 달러를 투자해 연간 1억대 이상의 휴대폰을 생산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 단일 스마트폰 생산시설로 탈바꿈했다.

인도 현지 매체들은 삼성전자가 노이다 공장에서 만들 노트북 물량으로 연간 6만~7만대를 예상하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가 인도에서 판매 중인 연간 노트북 판매량을 넘어서는 수치인 것으로 추산된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베트남 호찌민에 TV 생산 공장을 설립한 뒤 박닌·타이응우옌에서도 스마트폰 생산 공장을 세워 운영 중이다. 스마트폰의 경우 전 세계 생산량의 절반을 베트남에서 제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트렌드포스는 올해 글로벌 노트북 출하량으로 지난해 대비 3.7% 증가한 1억7365만대를 추정했다.

올 하반기 인공지능(AI) 노트북 출시가 대거 예정되면서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지만, 동시에 높은 가격으로 소비자의 구매 결정까지는 직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AI 노트북 효과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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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조봉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