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수도권 물류센터 거래 17건 중 6건이 시공사 직접 매입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물류센터 거래 분석
총 2조8000억…시공사 매입 총액 약 5800억
"공사 지연 증가세…채무인수 계속 나올 듯"

올 상반기 거래된 물류센터 17곳 중 6곳은 공사 지연, 시행사 파산 등의 사유로 시공사가 책임준공 약정에 따라 매입한 사례인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수도권 물류센터 거래는 총 17건이 이뤄졌다. 거래규모는 약 2조8000억원으로 전기 대비 68% 증가했다.

그러나 이 중 6건은 시공사가 책임준공 약정 및 연대보증 사유로 직접 매입한 사례로, 총액이 약 5800억원이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책임준공 약정이란 금융기관이 시공사에 정해진 공사기간 내에 건축물을 준공하도록 요구하는 약정이다. 약정에 명시된 공사기간을 지키지 못하고 지연되면 금융기관이 회수하지 못한 채무를 시공사가 인수해야 한다.

실제로 지난 4월 거래된 경기도 이천 군량리 물류센터의 원 시행사였던 SPC군량물류가 파산신청을 접수하면서 기한이익상실(EOD) 사유가 발생했다. 이에 시공사인 DL건설이 담보대출 연대보증을 제공, 채무인수를 한 바 있다. DL건설은 지난해 9월 준공해 공시기간을 맞췄으나 대위변제했으며 공매를 통해 자금을 회수할 방침이다.

중견건설업체인 HS화성도 경기도 남양주 별내 물류창고 시공을 맡았다가 시행사가 787억원 규모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을 상환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자 연대보증 사유로 채무를 떠안았다.

책임준공 및 연대보증 리스크가 현실화되는 경우 중소 건설업체는 자금압박에 직면할 위험에 놓이며 대형 건설사 역시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커진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는 "코로나19 이후 빠르게 상승한 공사비와 고금리 등의 영향으로 공사가 지연되는 사업장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며 "최근 물류센터 공급 과잉 문제가 부각되는 가운데 책임준공 약정으로 인한 채무 인수나 소송 사례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시공사가 책임준공 및 경·공매로 채무를 인수하는 형태의 거래를 제외한 순수 거래 규모만 따져도 전기 대비 약 34%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큰 규모의 거래는 경기도 안성시 대덕물류센터로, 라살자산운용이 지산산업으로부터 6031억원에 매입했다. 현대 다이소, 삼덕로지스, CJ올리브영 등이 임대차 계약을 맺은 상태다.

두 번째로 규모가 큰 거래는 인천 서구 석남 혁신물류센터로, 이지스자산운용이 퍼시픽투자운용으로부터 5800억원을 주고 매입했다. 해당 물류센터는 쿠팡과의 장기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새로운 물류센터 공급 면적은 약 220만㎡ 수준으로 전기 대비 17% 감소했다. 권역별로는 경기도 안성, 평택 등 남부권과 인천, 경기도 김포 등 서부권에 공급됐다. 올 하반기에도 물류센터는 신규공급이 예정돼있으며 북부권에도 일부 센터가 완공될 예정인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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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박옥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