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벌이 해와" 서산서 고교생 학대한 20대들, 2심서 징역 8~10년

우연히 알게 된 고등학생들을 폭행하고 강제로 구걸을 시켜 극단적 선택에 이르게 한 20대 2명이 항소심에서 형량이 늘어났다.

4일 지역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고법 제1형사부(부장판사 박진환)는 특정 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 협박 등), 폭력 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공갈·공동상해) 등 혐의로 기소된 A(21)씨에게 1심보다 무거운 징역 8년을, B(19)씨에게 징역 10년을 각각 선고했다.



A씨와 B씨는 지난해 11월 9일 밤 0시 41분께 충남 서산시의 한 편의점에서 피해자인 C(16)군과 D(16)군을 불러내 휴대전화를 빼앗은 뒤 “우리 찜질방 가야하니까 앵벌이 해 와”라며 행인들에게 구걸하게 하고 한 식당에서 무료로 식사를 얻어먹을 수 있도록 한 혐의다.

또 다른 지인들에게 구걸을 시킨 것에 대해 경찰에 신고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강제로 “신고하면 왼손 새끼손가락을 잘라라”라며 겁을 주고 대답하도록 강요하는 장면을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들은 C군의 휴대전화를 확인하다 자신의 전 여자친구와 대화한 것을 확인하자 건물 지하 계단으로 데려갔고 A씨는 C군에게 “네가 뭔데 내 동생이 좋아하는 여자한테 치근덕거리냐”, “네가 잘못 했으면 남자답게 몸으로 때워라”라며 주먹으로 수차례 때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B씨는 자신도 때리고 싶다며 수차례 뺨을 때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C군이 집에 가고 싶다고 하자 A씨는 “네 얼굴 상태를 보고 신고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라며 신고하면 손가락을 자르겠다며 협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에게 시달리던 C군은 억울한 심정을 토로하고 아파트 단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1심 재판부는 “아동인 피해자를 불러내 구걸행위를 시키고 경찰에 신고하지 못하도록 위협을 가하며 그 장면을 동영상으로 촬영하는 등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A씨에게 징역 5년, B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1심 판결에 불복한 검찰은 원심 형량이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며 항소를 제기했다.

박 부장판사는 “식사 한 끼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 아동인 피해자로 하여금 구걸행위를 하도록 강요했고 이러한 범행은 인권을 침해하고 자존감을 크게 저하해 정신발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불법성이 중대한 범죄”라며 “피해자에게 협박까지 해 의도가 악의적이고 방법 또한 악랄하다”고 말했다.

이어 “사소한 이유로 피해자를 잔혹하게 폭행했고 폭행하고 괴롭히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피해자를 단지 자신들의 분노 등 부정적 감정을 해소하는 도구 정도로 취급하며 피해자가 인간으로서 가지는 최소한의 존엄성조차 존중하지 않았고 피해자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다는 사실을 접한 후에도 걱정하기는커녕 시체를 밟자는 등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연민이나 측은지심을 가졌는지도 의심스러워 법질서에 대한 공중의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중형을 선고함이 마땅하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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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취재본부장 / 유상학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