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이 특검 골라, 비토권까지 부여…제보공작 의혹도 빠져"
친한계 이탈표 관측에는 "받아들일 생각 없어"
국민의힘 4일 야당이 재발의한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국민 우롱하는 무늬만 제3자 추천 특검법", "겉과 속이 다른 수박 특검"이라고 비판하면서 공세를 이어갔다.
당초 대법원장을 통한 제3자 추천 방식의 특검을 주장해온 친한(친한동훈)계에서도 이번 야당의 특검법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어제 민주당 주도로 야당이 네 번째 채상병 특검법을 발의했다"며 "대법원장이 특검후보 4인을 추천하면 야당이 2명으로 압축하겠다고 한다. 이른바 제3자 추천 특검법안"이라고 소개했다.
곽 수석대변인은 "하지만 야당에 비토권을 부여하면서 '무늬만 제3자 추천'으로 전락했다"며 "더욱이 이재명 대표가 특검 수사 대상에 포함하겠다고 했던 '제보 공작 의혹' 내용도 빠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검 권한, 수사 대상과 범위, 증거 수집 기간 등의 주요 내용은 민주당의 이전 법안과 판박이"라며 "결국 민주당이 미는 인사에게 특검을 맡기겠다는, 사실상 본인들 마음대로 하겠다는 심산"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무늬만 바꾼 법안으로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국민을 기만하는 정치, 스스로 부끄럽지 않나"라며 "이 대표에 대한 1심 선고를 앞두고 민주당이 강성 지지층 결집에 채상병 특검법을 이용한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은 공수처 수사 후에도 의혹이 남을 경우 특검을 추진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민주당은 국회가 정상화되길 바란다면 국민을 우롱하는 '무늬만 제3자 추천' 특검법을 철회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반면 야당은 한 대표의 제안을 수용해 제3자 추천 방식의 채상병 특검법을 재발의했다고 주장한다.
이에 친한계로 분류되는 박정훈 의원은 이날 오전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수박 특검법이다. 겉과 속이 다른 특검법"이라고 반박했다.
특히, 대법원장이 추천한 특검을 야당이 비토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 둔 것을 지적하면서 "그런 방식이라면 결국 민주당이 원하는 방식을 고집하겠다는 뜻으로밖에 볼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여론전에서 어느 정도 힘을 받을 수 있지만 실질적으로 한 대표를 움직이거나 또 한 대표의 뜻을 존중하는 당 의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는 없다"고 했다.
또 "(한 대표의 제안에) 진짜로 호응을 해 줘야지만 이 문제가 순리대로 풀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진행자가 '뭉개고 가지 않겠다는 것인가'라고 물으니 "(한 대표) 본인이 어기고는 정치적으로 굉장히 큰 장애물을 만나게 된다. 바보 아니면 다 안다"며 "국민들이 아직 특검을 원하는 여론이 많은데 그걸 그대로 어떻게 그냥 뭉개고 가나. 안 된다"라고 발언했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 이후 진행되는 재표결 절차에서 여당 '이탈표'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에는 "이 특검법은 독소조항이 많다. 그래서 받아들일 수 없고 친한계라고 하는 의원들도 받아들일 생각이 하나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 대표의 특검법 발의 포기설과 관련해서는 친한계 인사들이 모인 SNS 단체대화방에서 한 대표가 직접 '오보'라고 밝혔다고 한다.
박 의원은 "텔레그램방에 있는 얘기를 보여주고 싶은데 한 대표가 '오보입니다' 이렇게 그 방에 기사하고 해서 올렸다"고 했다.
진행자가 '그 방에 십수 명이 있나'라고 묻자, 박 의원은 "그런 방이 있고 또 적은 방이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한 대표는 약속을 지켜야 된다는 데 대한 방점이 분명히 찍혀 있다"고 부연했다.
박 의원은 "한 대표가 공수처와는 무관하다고 얘기는 했지만, 현실적인 방법을 생각해 볼 때 공수처가 수사 결과를 9월 말이나 10월 초에 내놓을 걸로 내부적으로는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공수처 수사 결과가 예를 들어 '대통령이 직무유기했다.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보낸다'고 했을 때 국민 여론이 어떻게 되는지를 보겠다는 것"이라며 "그때 당내 여론을 모아서 특검을 추진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공감대를 만들어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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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이병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