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청 보완 요구 숨기고 산단 승인받은 공무원들, 1심 집유

법원 "민원인과 결탁해 결재권자 속여, 비난 가능성 매우 커"

환경청으로부터 녹지 추가 확보 등 보완통보를 받고도 이를 알리지 않고 경기 용인시 기흥 힉스산업단지 계획을 승인받은 지자체 공무원들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11단독 김수정 부장판사는 위계공무집행방해, 허위공문서작성 등 혐의로 기소된 전 용인시 공무원 A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공무원 B씨 등 2명에게 징역 1년2월에 집행유예 3년을 각각 선고했다.

아울러 이들과 공모한 산업단지 사업시행자 대표 C씨에게 징역 1년2월에 집행유예 3년을, 관련자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A씨 등은 2016년4월 용인시 기흥 힉스산업단지 관련 환경청으로부터 '완충 녹지대 확보 및 공동주택 건축을 재검토하라'는 보완통보를 받았음에도 이를 알리지 않고 경기도 지방산업단지계획 심의위원회(이하 경기도 통합심의)에 사업계획을 제출해 이를 심의받은 혐의를 받는다.

경기도는 이러한 내용을 모른 채 입주민의 통학로 확보 등 항목만 보완할 것을 조건으로 산업단지 계획을 심의했고, 용인시는 경기도 통합심의 내용을 바탕으로 관련 법률 절차를 모두 준수했다고 보고 산업단지 계획을 승인했다.

김 부장판사는 "피고인들의 범행으로 인해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발전과 건강하고 쾌적한 국민생활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하는 환경영향평가법의 취지가 완전히 몰각됐고, 행정권한이 부적절하게 행사되게 됐다"며 "범행으로 인한 피해가 매우 무겁고 원상회복도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판시했다.

이어 "특히 A씨 등은 공무원으로 행정권한을 적법·적정하게 행사할 의무가 있음에도 민원인과 결탁해 결재권자를 속여 공무집행을 방해해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다만, 뇌물을 받거나 청탁을 받았다는 정황은 발견되지 않은 점을 다소나마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A씨 등과 공모한 것이 잘못이기는 하나, A씨 등이 정당하게 업무를 수행했다면 이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가담 정도가 상대적으로 가볍다고 볼 수 있는 점을 감안했다"고 C씨 등에 대한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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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본부장 / 이병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