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상승에 공사비 분쟁 타결 잇달아…재건축·재개발 속도

미아3구역, 반포 1·2·4주구 등 공사비 증액 합의
서울시 코디네이터 파견 등 지자체 적극 중재

서울의 재건축 조합과 시공사 간 공사비 분쟁이 최근 빠르게 타결되고 있다. 지자체가 중재·조정 역할에 나서고 있는 데다가 공사비 검증 시스템을 갖추는 입법도 추진돼 사업 지연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북서울자이폴라리스(미아3구역) 조합과 시공사인 GS건설은 지난달 공사비 110억원 증액에 합의. 시공사가 공사비 상승 등 326억원 증액을 요구하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서울시 중재로 조정한 것이다.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반포 1·2·4주구)도 현대건설과 3.3㎡ 기준 548만원이었던 공사비를 792만5000원으로 244만5000원(44.6%) 올리기로 합의했다.

성동구 행당7구역 조합도 시공사인 대우건설과 공사비 인상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공사비는 3.3㎡당 543만원에서 618만원으로 올랐다.

당초 대우건설은 공사비 총 526억원 증액을 요구했으나 서울주택도시공사(SH)의 공사비 검증을 거쳐 요청액의 53%인 282억원 증액으로 합의됐다.

잠실진주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공사비를 3.3㎡당 666만원에서 811만5000원으로 올리기로 시공사인 삼성물산·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과 합의했다.

구로구 고척4구역 조합도 대우건설·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과 최근 공사비 인상에 합의해 공사비를 3.3㎡당 447만원에서 700만원으로 올렸다.

이처럼 조합이 시공사의 공사비 상승 요구를 받아들이는 경우가 잦아진 것은 서울 집값 상승과 맞물려있다.

한국부동산원 9월 둘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보면 서울은 전주 대비 0.23% 오르며 25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분양 가격도 계속 오르고 있어 합의가 늦어질수록 조합 부담만 늘어난다는 인식도 나타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7월 기준 서울 민간 아파트의 최근 1년간 3.3㎡당 평균 분양 가격(공급 면적 기준)은 4401만7000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

공사비 증액 분쟁에 대해서는 전문가로 구성된 분쟁조정단을 파견하는 내용이 담긴 '재건축·재개발사업 촉진에 관한 특례법'(재건축·재개발 촉진 특례법) 제정안과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도 최근 발의됐다.

다만 공사비 문제가 입주를 앞두고 극한 갈등으로 번지는 경우도 있다. 장위4구역 시공사인 GS건설은 지난 12일 공사 현장에 '공사 중지 예고' 현수막을 걸었다. 올해 초 공사비 약 722억원 증액을 요청했으나 조합과 합의가 불발됐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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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 이병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