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결정에 한은 10월 이후 금리인하 단행 가능성 무게
시장금리 인하에도 대출금리 높여와, 집값 상승과 가계대출 관건
미국이 4년6개월 만에 본격적인 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빅컷)를 단행하면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국들의 통화정책 전환(피벗)이 이어질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10월 이후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경우 시중은행 대출금리도 하향세를 보이겠지만, 현재의 집값 상승과 대출 증가 속도가 꺾이는 게 우선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6개월 변동금리(신규 코픽스)는 이날 기준 4.56~6.67%로 집계됐다. 상반기 말(6월28일) 당시 3.74~6.62%와 비교해 하단이 0.82%포인트 올라간 수준이다.
시중은행 주담대 5년 고정금리(혼합·주기형)는 이날 3.61~6.01%로 나타났다. 상반기 말 2.94%~5.76%과 비교해 하단이 0.67%포인트 높게 형성됐다.
앞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을 선반영한 채권 등 시장금리는 하향세를 이어간 바 있다. 은행권 주담대 고정금리 기준이 되는 금융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는 이달 13일 평균 3.145%로 집계됐다. 상반기 말 3.451%에서 0.306%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지난달 말(3.250%)과 비교해도 0.105%포인트 더 내려갔다.
은행권 주담대 변동금리 기준이 되는 신규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5월 3.56%에서 6월 3.52%에 이어 지난달 3.42%로 두 달 연속 내려가며 0.14%포인트 하락했다.
이처럼 준거금리가 내려갔지만 은행들은 가계대출 급증세를 완화하라는 금융당국 주문에 대출 가산금리를 높여왔다. 여신금리를 올려도 서울과 수도권 집값이 뛰면서 가계부채가 잡히지 않자 직접적으로 대출 대상과 한도를 제한하는 조치에 나선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10월 이후로 예상되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집값 상승세와 가계대출 증가세 속도에 달린 것으로 보고 있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이달 12일 기준 727조487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725조3642억원에서 2조1235억원 증가한 규모다.
5대 은행의 월별 가계대출 증가폭은 4월 4조4346억원, 5월 5조2278억원, 6월 5조3415억원, 7월 7조1660억원, 8월 9조6259억원으로 확대된 바 있다.
이들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이달 12일 기준 570조8388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말 568조6616억원에서 2조1772억원 늘어난 액수다.
5대 은행의 월별 주담대 증가폭은 4월 4조3433억원, 5월 5조3157억원, 6월 5조8467억원, 7월 7조5975억원, 8월 8조9115억원으로 커졌다.
신용대출 잔액은 이달 12일 기준 103조5605억원으로 지난달 말 103조4562억원에서 1043억원 늘었다. 이 기간 전세대출 잔액은 118조8363억원에서 118조9357억원으로 994억원 증가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미 연준이 빅컷을 단행했어도 4.75~5%로 우리(3.5%)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라며 "국내는 집값 상승과 대출 증가세가 문제인데 금리를 내리면 다시 급격히 뛸 수 있기 때문에 한은의 인하 결정이 10~11월보다 더 미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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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윤환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