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기준금리를 2002년 3월 이후 4년 반 만에 낮추며 금리 인하 사이클에 나섰다. 해외IB(투자은행) 사이에서는 경제 성장세 고용시장에 대한 해석에 따라 연내 추가 빅컷(0.5%포인트 인하) 단행과 베이비컷(0.25%포인트 인하) 전망이 엇갈린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는 이달 18일(현지시각) 정례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기존의 5.25~5.5%에서 4.75~5.0%로 0.5%포인트 낮췄다. 찬성 11명, 반대 1명으로 2020년 3월 이후 처음으로 인하됐다. 매파로 분류된 보우만 이사가 0.25%포인트 인하를 요구했다.
아울러 FOMC는 점도표를 통해 연말까지 0.5%포인트 추가 인하를 예고했다. 금리는 내년 0.1%포인트, 2026년은 0.5%포인트 더 낮아져 2.75%~3.00% 범위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1%로 종전 2.0%에서 낮춰잡았다. 실업률은 올해 4.4%로 현재(4.2%)보다 높였다.
다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경기 침체에 대한 가능성에 대해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지금 경기침체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고 보여주는 경기 지표는 없다"면서 "경제 성장률은 견조하고 노동시장도 굉장히 견고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은행 뉴욕사무소는 "만장일치가 아닌 가운데 기자회견에서 미국 경제, 노동시장이 여전히 견조하다"고 강조하면서 "향후 회의 때마다 입수되는 데이터를 보고 정책결정을 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고수한 점 등에서 매파적인 빅컷으로 해석된다"고 풀이했다.
뉴욕증시는 경제 연착륙 가능성에 대한 의문을 촉발하며 하락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103.08포인트(0.25%) 내린 4만1503.1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는 각각 0.29%, 0.31% 떨어졌다.
다수의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매파적인 빅컷이었다고 해석하며 시장에 서프라이즈 요인은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연방기금선물(Fed Funds Futures)에 반영된 올해 말 정책금리 전망치는 4.17%(연내 1.16%포인트 인하) 에서 4.13%(연내 1.2%포인트 인하)로 대체로 유지됐다.
골드만삭스(GS)는 "점도표상 중앙값이었던 연내 1%포인트 인하 전망은 오늘 0.5%포인트 인하 감안시 남은 두 번의 회의에서 베이비스텝을 취할 것을 의미한다"면서 "향후 몇 차례의 추가 금리인하 이후 경제 성장세가 견고하고 노동시장도 양호하다면 연준은 인하 속도를 늦출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도이치뱅크(DB)는 "파월은 노동시장이 냉각되고 있지만 여전히 역사적으로 강하다고 피력하며 자칫 빅컷이 줄 수 있는 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신호를 보내지 않기 위해 혼신의 힘을 기울였다"면서 "이는 빅컷이 일회성에 그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언급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9월 FOMC에 대해 "연준은 노동시장에 대한 우려 확대를 감안하여 빅컷을 단행했지만 점도표에서 19명의 위원중 9명이 금년내 0.75%포인트 이하의 금리인하를 하는 등 매파적 요소가 가미된 메시지를 보냈다"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파월 의장은 빅컷 단행시 경제침체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확대될 수 있다는 예상된 부작용을 달래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오늘 빅컷은 연준의 정책실기(behind the curve)를 말해주는 것이 아니라 리스크 관리 차원이었음을 강조했다"고 했다.
BNP파리바(BNP Paribas)는 "인플레이션 진전에 대한 더 큰 자신감을, 노동시장 완화에 대한 더 큰 우려를 표명하며 비둘기파적인 모습을 보였다"면서 "이는 연준 위원들의 경제전망에서 인플레이션 전망을 하향하고 실업률 전망을 상향하는 것을 통해서도 확인된다"고 풀이했다.
반면, 씨티(Citi)는 "정책결정문에서 양대 책무 모두에 초점을 맞출 것을 확실히 한 것은 앞으로 연준이 고용시장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 당사는 고용시장이 더 약화될 것으로 예상함에 따라 최소 한번 이상의 추가 빅컷을 단행하는 연내 1.25%포인트 인하 전망을 고수한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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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뉴스 / 백승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