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7일 한석훈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위원 선출안이 전날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된 것과 관련 "협상의 속임수를 썼다"며 비판을 쏟아냈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한 인권위원 선출안 부결과 관련 "여야 간 약속 위반이자 민주당의 사기 반칙, 의회정치 파괴"라며 "국회 교섭단체 간 대화와 협상의 기본이라 할 신뢰마저 헌신짝처럼 내던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 인권위원은 3년 전 국회가 여야 합의 비상임위원으로 선출해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임명한 인사"라며 "이번 부결에 동참한 재선 이상 민주당 의원 상당수가 그 당시 찬성표를 던졌을 거다. 3년이 지난 이번 협상 과정에서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한 인권위원에 아무런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짚었다.

이어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수사 검사에 대한 본인들의 보복성 탄핵을 비판했다는 괘씸죄로 한 위원에게 보복을 가했다"며 "이번 사태는 보복이 또 다른 보복을 낳는 이재명식 무한 보복 정치이자 이 대표를 향한 무한 충성 경쟁"이라고 지적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을 향해서는 "아직도 본인이 민주당 당원인 줄 아는 우 의장에게 말씀드린다"며 "국회 본회의장을 민주당 의원총회장처럼 운영하는 행태부터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인권위원 선출안의 제안자는 공식적으로 국회의장"이라며 "여야가 합의한 선출안을 국회의장이 주재하는 본회의에서 뒤엎은 건, 민주당이 국회의장의 권위를 능멸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추 원내대표는 방송4법·노란봉투법·25만원법이 전날 국회 본회의 재표결 끝에 폐기된 것과 관련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근간을 뒤흔드는 악법들을 국민의힘이 하나로 단결해서 막아낸 것"이라며 "이번 6개 법안의 부결은 민주당의 계속되는 입법 폭주에 대한 준엄한 경고"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은 답답했는지 급기야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을 제한하는 헌법 파괴법을 추진하며 점점 이성을 잃고 있다"며 "언제까지 여야 합의 없이 민주당 마음대로 일방 처리하는 독주를 계속할 건가. 다수당 횡포를 중단하고 민생을 위한 협치에 나서길 바란다"고 밝혔다.

추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한 인권위원 선출안 부결 관해서 모든 방안을 동원하곘다고 했는데 어떤 방안을 검토하는가'라는 질문에 "지켜보라"고 말을 아꼈다.

이어 '일각에서는 원내지도부 대응을 성토한다'는 지적에는 "일부 의원들이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며 "워낙 당당하게 민주당이 당초 약속을 위반하고 정말 신뢰를 깨트린 행태였기 때문에 그런 상황까지는 예상을 못했다"고 했다.

그는 '(민주당이 선출한) 이숙진 인권위원에 대해 대통령께 임명하지 말라고 건의할 수 있냐'는 질문에 "여러 상황을 고민해보겠다"며 "여야가 각자 인사 추천한 사람에 대해서 서로 존중해주는 것이 오랜 관례"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민주당이 그 인사안에 이의가 있었으면 표결 전에 우리한테 다시 얘기 했어야 한다"며 "그러면 상정을 보류하거나 인사 문제와 관해서 서로 협상하거나 논의할 기회가 있었을 텐데 아무런 얘기 없이, 서로 존중하고 합의처리 할 것으로 약속해놓고 현장에서 뒤집은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런 부분에 관해서 어제 오늘 강하게 항의 표시했고 그 이후 대응에 관련해서는 할 수 있는 여러가지 방안을 조치해나갈 생각"이라고 부연했다.

추 원내대표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국토교통위원회에서 국정감사 증인으로 김건희 여사나 대통령 관저 불법 증측 의혹 관련 증인이 다수 채택된 것에 대해서는 "국감이 완전히 정쟁의 장으로 변질될 조짐이 보인다"고 우려했다.

이어 "증인 채택과 관해서도 여야간 협상에 의해서 증인 채택 여부를 결정해 나가는데 일부 상임위에서 일방적으로 정쟁 목적으로 증인 채택해서 밀어붙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각 상임위에서 항의하고 대응하고 있다. 국감 중에 적절한 대응할 것이다. 강하게 맞서 싸울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한동훈 대표가 전날 의원총회에서 '우리가 무지성으로 정부 입장을 지지한다는 오해를 받으면 안 된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서는 "뒤에 말씀한 것도 이어 보라"며 "문장을 잘라서 보는 것은 오해(할 소지)가 있다. 그 뒷 문장도 살펴서 보는 것이 정확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