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사위, '대북송금' 수사검사 탄핵청문회…주요 증인 불출석 전망

박상용 검사는 불출석할 듯…이화영 출석 할 가능성
주요 증인·참고인 없는 '맹탕 청문회' 우려도 제기
여 '검사 탄핵 청문회' 강행에 "탈탈 털려는 속셈"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을 수사한 박상용 수원지검 부부장검사 탄핵 청문회를 개최한다. 박 검사를 비롯한 핵심 증인들은 이날 청문회에 불출석할 것으로 예상돼 '맹탕 청문회'가 진행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국회 법사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검사(박상용) 탄핵소추사건 조사 청문회'를 진행한다. 이번 청문회는 김영철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 청문회에 이어 열리는 두 번째 검사탄핵 청문회다.

민주당은 박 검사가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 과정에서 이재명 대표를 정치적 탄압할 목적으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게 허위 진술을 강요했다고 보고 있다.

박 검사가 공소제기 전 뇌물죄 피의사실을 공표하는 등 피의사실공표죄 및 공무상 비밀 누설죄를 범했고, 울산지검 청사 대기실과 화장실 등에 대변을 바르는 행위를 해 공용물 손상죄를 범했다는 것도 탄핵소추사유에 포함됐다.

법사위는 지난달 23일 관련 의혹을 따져봐야 한다며 야당 주도로 청문회 실시 계획서를 채택했다. 당시 증인 31명·참고인 3명의 명단을 확정했는데 이화영 전 부지사와 배우자 백정화씨,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법사위원들은 박 검사가 대북송금 사건 수사 당시 이 전 부지사에게 전관 변호사를 주선했다며 검사 출신 조재연 변호사도 증인 명단에 포함시켰다. 이같은 주요 증인들 가운데 이 전 부지사는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지 않아 청문회에 참석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박 검사는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지 않았지만 언론을 통해 청문회 불출석 의사를 밝혔다. 백정화씨, 김성태 전 회장, 조재연 변호사 외에도 쌍방울 관계자 대부분은 법사위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지난번 김영철 차장검사 청문회에 이어 이번에도 진실 규명보다 여야 공방에 초점이 맞춰진 '맹탕 청문회'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다수 증인, 참고인이 불출석을 예고하면서 청문회가 공전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한 법사위 관계자는 "모두들 국정감사에 집중하고 있는 시점에서 주요 증인, 참고인도 없는 청문회가 꼭 필요한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지난 8월14일 김영철 차장검사를 대상으로 한 탄핵 청문회가 열렸지만 20명 증인 가운데 친야 성향의 임은정 대전지검 부장검사 1명만 청문회에 출석했다. 당시 여야는 검사 탄핵을 논의하기보다 전현희 민주당 의원의 "김건희는 살인자다"라는 발언을 놓고 고성과 막말을 주고 받으며 정쟁을 벌였다.

그럼에도 야당이 청문회를 강행하자 국민의힘은 민주당 등이 검찰 흠집내기에만 열중한다고 비판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검사 탄핵 청문회를 두고 "최근 10년 간 박상용 검사 본인과 가족의 해외 출입국 기록을 자료로 제출하라 요구했다고 한다. 한번 탈탈 털어서 짓밟아보겠다는 속셈"이라고 했다.

이에 한 민주당 법사위원은 "이번 청문회를 진행하는 것만으로 이미 검사들의 문제점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내용을 잘 정리해 표현하고 확인 절차를 거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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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임정기 서울본부장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