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전망지수, 화학·고무, 조선·기자재 제외 부진
올해 기업 절반, 연초 계획한 목표 실적 달성 못 할 듯
고금리·고물가 및 내수 부진 장기화와 중동정세 불안 등 대내외 여건 악화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무색해지면서 부산지역 제조업 경기 전망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6분기 연속 경기 부진이 전망된다.
부산상공회의소는 15일 지역 제조업 25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4년 4분기 부산지역 제조업 경기전망지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2024년 4분기 제조업 경기전망지수(BSI)는 '81'을 기록했다. 6분기 연속 경기 부진 전망이 이어졌다. 이는 고금리·고물가, 수출둔화, 지정학적 리스크 등 불안정한 대내외 경영환경이 4분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기준치(100)를 하회한 것으로 보인다.
BSI는 기준치 '100' 이상이면 경기 호전을, 미만이면 악화를 의미한다.
형태별로는 수출기업 '98' 내수기업은 '76'으로 나타났다. 가계부채 증가로 인한 소비 위축과 내수 부진 여파 등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4분기에는 수출기업 대비 내수기업의 경기가 더욱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업종별로는 국제유가 하락, 합성고무 및 도료 수요가 증가한 화학·고무(115)와 친환경 선박 수요증가 및 조선업 호황에 힘입은 조선·기자재(100)를 제외한 전 업종에서 경기 부진이 예상된다.
신발(67), 의복·모피(67), 음식료품(60) 등 소비재 업종은 원자재가 상승과 물류비 증가, 소비심리 위축 등의 영향이 겹치면서 크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전기·전자(95)는 AI 등 신산업 투자증가에 따른 3분기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수요 둔화와 환율 변동 등에 우려를 표하며 4분기 약보합을 전망했다.
경영부문별로도 매출(82), 영업이익(83), 설비투자(90), 자금사정(90) 등 조사 전 부문에서 지수가 기준치를 하회하면서 경기 부진에 대한 우려를 내비쳤다.
연초 계획한 목표실적을 달성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조사기업의 52.0%가 ‘하지 못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는 전년(47.6%)에 비해 4.4%p 증가한 것으로 유가 및 원자재가 변동, 금리인하 지연 등 경영환경에 부정적 요인들이 지역기업의 목표 달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재부각 되고 있는 지정학적 리스크 영향에 대해서는 조사기업의 67.2%가 ‘큰 영향 없다’고 응답했다. 일시적 실적저하(20.4%)와 경쟁력 저하(9.2%) 등의 피해를 받고 있는 기업들도 31.2%에 달했다.
피해 유형으로는 환율 변동 등 금융리스크(24.7%), 에너지 조달비용 증가(22.6%), 원자재수급(18.3%), 재고 관리 및 물류비 증가(16.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심재운 부산상의 기업동향분석센터장은 "내수 부진 장기화,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지역 내 전·후방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내수 진작 뿐 아니라 지역 기업들이 대내외 리스크에 대응할 수 있도록 신규 판로 개척 지원 등의 적극적인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부산.경남본부장 / 최갑룡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