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의선·동해선 육로 폭파 보도하며 짧게 언급
통일부 "통일 염원 저버리는 반민족 행위 규탄"
당국자 "영토 조항 개정했는지 판단할 정보 없어"
북한은 17일 경의선과 동해선 남북 연결 육로를 폭파한 사실을 보도하면서 헌법에 한국을 적대국가로 명시했다고 밝혔다.
북한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은 폭파 이틀 만인 이날 1면에 "남부국경의 동, 서부지역에서 한국과 련결된 우리 측 구간의 도로와 철길을 물리적으로 완전히 끊어버리는 조치를 취하였다"고 보도했다. 폭파 현장 사진도 3장 공개했다.
신문은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명령 제00122호에 따라 조선인민군 총참모부는 10월15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주권행사 령역과 대한민국의 령토를 철저히 분리시키기 위한 단계별 실행의 일환으로" 시행한 조치라고 했다.
신문은 "국방성 대변인은 15일 낮 강원도 고성군 감호리 일대의 도로와 철길 60m 구간과 개성시 판문구역 동내리 일대의 도로와 철길 60m 구간을 폭파의 방법으로 완전 페쇄하였다고 발표하였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대한민국을 철저한 적대국가로 규제한 공화국 헌법의 요구와 적대세력들의 엄중한 정치군사적 도발 책동으로 말미암아 예측불능의 전쟁 접경에로 치닫고 있는 심각한 안보환경으로부터 출발한 필연적이며 합법적인 조치"라고 했다.
북한이 헌법에 한국을 적대국가로 규정했다고 밝힌 것은 처음이다. 북한매체들은 7~8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결과를 보도하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연초 지시한 통일 표현 삭제, 영토 조항 신설 등을 반영한 개헌이 이뤄졌는지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은 통상 개정 헌법 전문을 30~ 50일 정도 시차를 두고 공개하기에 앞서 주요 내용을 대략적으로라도 관영매체를 통해 보도해왔다.
이에 따라 개헌 작업 자체가 미뤄졌을 가능성과 헌법을 개정해놓고 비공개했을 가능성이 모두 제기된 바 있는데, 이번에 개헌 사실을 짧게나마 언급한 것이다.
다만 '대한민국을 철저한 적대국가로 규제했다' 외에 구체적인 개정 내용 및 시기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통일부는 "통일에 대한 우리 국민과 북한 주민들의 염원을 저버리는 반통일적이고 반민족적인 행위로서, 정부는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또 "정부는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단호히 대응할 것이며 8.15 통일 독트린 후속조치를 차질없이 이행하는 등 대한민국 헌법에 따라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을 이루기 위한 노력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당국은 특히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무시하는 해상 국경선을 설정하는 방향으로 영토 조항을 신설했는지 주시하고 있다.
당국자는 "이미 개정했는데 전혀 언급하지 않은 것인지 아직 그 문제는 손을 대지 않은 것인지 판단할 만한 정보가 현재로선 없다"고 말했다.
신문에 따르면 국토환경보호성 대변인은 "폭파가 주변의 생태환경에 그 어떤 부정적 영향도 주지 않았으며 이번 조치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대한민국의 련결 통로가 철저히 분리되였음을 확인하였다"고 말했다.
국방성 대변인은 "페쇄된 남부국경을 영구적으로 요새화하기 위한 우리의 조치들은 계속 취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합동참모본부(합참)는 지난 15일 "북한은 오늘 정오께 경의선 및 동해선 남북 연결도로 군사분계선(MDL) 이북 일부 구간을 폭파했다"고 공지했다.
한국의 합참 격인 북한 총참모부는 이미 9일 보도문을 통해 "대한민국과 연결된 우리 측 지역의 도로와 철길을 완전히 끊어버리고 견고한 방어 축성물(구조물)들로 요새화하는 공사"를 진행한다고 예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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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외교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