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청약 당첨자 97% "본청약 분양가 상승 땐 청약 포기"

과천 주암지구 신혼희망타운 당첨자 설문
'분양가 상승하면 본청약 포기 영향' 91.1%
"사전청약 때 공고한 추정 분양가로 책정을"

3기 신도시 공공분양주택 단지들의 사전청약 당첨자들의 본청약 포기가 잇따르는 가운데 사전청약 당시보다 높아진 분양가가 청약 포기의 주원인이라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공공 사전청약 지연 피해자모임은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사흘간 경기 과천 주암지구 신혼희망타운 사전청약 당첨자 1006명(682가구)을 대상으로 본청약 분양가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했다고 21일 밝혔다.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97.2%는 사전청약 단지의 분양가 상승이 본청약 포기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답했다.

과천 주암지구는 사전청약 당시 '신혼희망타운'에 1175가구가 당첨된 바 있다.

신혼희망타운은 2018년부터 공급된 신혼부부 특화형 공공주택으로, 혼인 기간 7년 이내이거나 6세 이하 자녀를 둔 부부, 예비 신혼부부, 6세 이하 자녀를 둔 한부모 가정에 공급된다.

이런 신혼희망타운 성격상 사전청약 당첨자들은 대체로 구체적인 자녀 계획을 세운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에서 '이상적인 자녀 계획'을 물은 결과 '자녀 2명' 응답이 66.4%로 가장 많았고, 1명 22.8%, 3명 6.9%로 신혼희망타운 사전청약 당첨자들은 평균 1.87명의 자녀를 둘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자녀 계획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는 '안정적 거주 공간' 38.7% '주거비, 대출금 등 가계 고정지출' 35.6%을 꼽았다.

나아가 분양가 추가 부담 시 자녀 출산 계획에 영향을 미치는 금액을 묻자, '추정 분양가도 출산 계획에 부담이 된다'는 응답이 68.8%로 가장 많았고, '분양가 5% 상승' 18.7%, '10% 상승' 9.9% 등이 뒤를 이었다.


'주암지구 본청약을 포기하게 된다면 결정적인 요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분양가 상승'이 91.1%로 가장 많았고, '작은 평수' 5.7%, '타 주택 구매' 1.3%, '일정 지연' 1.2% 등의 응답 순이었다.

설문에는 주암지구 C1블록 신혼희망타운 당첨자 332가구(53%), C1블록 공공분양 36가구, C2블록 314가구(57%)가 참여했다.

사전청약 피해자 모임은 "LH가 사전청약 당첨자들이 본청약을 포기하는 근본 이유를 받아들이고, 분양가 산정을 국정감사의 답변처럼 원가 수준, 피해자 입장에서 사전청약 시 공고한 추정분양가 수준에서 산정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공공분양 사전청약 당첨자들이 반발하는 것은 각종 문제로 본청약이 지연된 데다가, 이마저도 공사비 상승과 사업 지연을 이유로 분양가가 큰 폭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인천 계양지구 A3블록 신혼희망타운의 추정 분양가는 사전청약 당시 3억3980만원이었지만, 본청약 분양가는 이보다 최대 19%(6500만원) 오른 4억480만원으로 책정됐다.

이와 관련, 이한준 LH 사장은 지난 1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인상된 분양 가격이 사전청약자들에게 온전히 돌아가지 않도록, 사전청약자 입장에서 분양가를 결정하고 실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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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조봉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