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사 뇌관' 제거 못한 윤-한, 갈등 반복…용산 '자체 쇄신' 모색 가능성

양측 입장 차만 재확인…韓 '3대 요구' 접점 못찾아
대통령실, 제2부속실로 김 여사 공적 관리 나설 듯
특별감찰관 임명도 속도 낼 가능성 있어
윤, 부처 개각 등 통해 인적 쇄신 효과 낼 것으로 예상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21일 '용산 회동'이 핵심 의제로 꼽혔던 '김건희 여사 해법'에서 접점을 찾지 못하고 사실상 '빈손'으로 귀결되면서 향후 윤 대통령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



대통령실은 회담 후 "헌정 유린을 막아내고 정부를 성공시키기 위해 당정이 하나가 되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당 대표 비서실장도 "정부의 개혁정책, 외교·안보 정책에 대해 지지하고 당이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핵심 현안인 김건희 여사 문제에 대해 구체적인 합의 사항은 이끌어내지 못했다. 이 때문에 윤·한 갈등이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이번 회동에 대해 "한 대표는 본인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고, 대통령은 인적쇄신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는 것"이라며 "이제 각자의 길로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도 "한 대표가 나름 (김건희)특검의 출구 전략을 마련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결국 김여사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으니 연말연초까지도 양측이 팽팽히 맞서는 상태가 이어지지 않을까 한다"고 전망했다.

여소야대 지형 속에서 당정 갈등이 반복되면 임기 반환점을 도는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은 더 힘들어질 가능성이 크다. 김관옥 정치연구소 민의 소장은 "이번 회동은 대통령과 집권당 대표의 길이 다르다는 걸 확인한 과정으로 밖에 해석이 안된다"며 "앞으로도 윤 대통령으로선 민심의 반향을 일으킬 만한 게 별로 없어 보인다. 협상 결렬로 입을 타격은 한 대표보다도 윤 대통령이 클 것"이라고 했다.

다만 윤 대통령이 이번 회담 이후 자체적으로 쇄신 방안을 모색할 가능성은 있다.

윤 대통령이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이미 약속한 만큼 제2부속실 설치를 완료하고, 특별감찰관 임명에도 속도를 낼 가능성이 있다. 특별감찰관은 한 대표가 전날 회동에서 요청한 사안이기도 하다. 그간 대통령실은 여야가 합의하면 특별감찰관 임명을 수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혀왔다.

아울러 임기 반환점을 맞는 11월을 기점으로 일부 부처 개각과 용산 인적 쇄신을 병행하는 작업도 예상 시나리오 중 하나다.

이렇게 되면 한 대표의 요구에 즉답을 하지는 않았지만 용산에서 나름대로 쇄신 노력을 보이는 모양새를 취할 수 있다. 다만 이 같은 조치에 여론이 얼마나 반응할지는 두고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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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임정기 서울본부장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