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산하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은 전남대학교 이정현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신안군 가거도에서 푸른가막살(Viburnum japonicum)과 가막살나무(V. dilatatum)의 자연교잡으로 형성된 잡종식물을 발견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에 가거도에서 확인된 잡종식물은 두 종의 중간 형태적 특성을 보였으며, 유전자 분석을 통해 부모종이 푸른가막살과 가막살나무인 것이 확인됐다.
이는 국내 자생 식물 종 간의 유전자 흐름과 생태적 변화를 연구하는 데 중요한 사례다.
가거도는 우리나라 최서남단에 위치한 섬으로 전라남도 신안군 흑산면에 속한다. 서남해안 먼 바다 섬 중에서 가장 높은 독실산(572.5m)은 다양한 고도와 미세기후를 형성해 여러 생물종이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며 이러한 특성은 가거도 생태계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가거도는 2003년 푸른가막살, 2008년 가거꼬리고사리 등 여러 신종 및 미기록종이 보고된 중요한 지역이다. 또한 나한송, 눈향나무와 같은 식물지리학적으로 흥미로운 종이 분포하고 있어 연구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푸른가막살은 산분꽃나무과(Viburnaceae)에 속하며 국내에는 가거도에만 분포하는 식물이다. 산분꽃나무과 식물들은 전 세계에서 관상용으로 활용하고 있고 생리활성 물질을 포함한 다양한 약리 효과가 보고되었다.
푸른가막살×가막살나무 잡종은 미국에서 인위적인 교배가 시도돼 1987년 'Chippewa' 품종이 보고된 사례가 있으나 자연에서 발견된 잡종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자연 상태에서의 유전자 흐름과 교잡 과정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이며, 식물들이 생태계에서 어떻게 적응하고 공존하는지를 연구하는 데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김창균 도서생물자원연구실장은 “이번 전남대학교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새로운 식물을 발견하여 생물다양성 증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이들의 식물지리학적 분포와 진화적인 역사를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호남권생물자원관은 이번 연구 결과를 추가 분석 후 국제학술지에 투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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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목포 / 이덕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