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특별감찰관 추천 공식화하자 추경호 "원내 일" 제동
친윤계 "대통령 망하게 하라고 韓 대표 만들었나"
친한계 "용산, 친윤계와만 소통, 당내 갈라치기 하나"
윤·홍준표 면담 놓고도 친한계선 '한동훈 고립 작전' 주장
윤·한 면담 이후 각자 마이웨이…당분간 갈등 더 커질듯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간 면담이 소득 없이 끝나면서 친윤계와 친한계간 갈등도 격화하고 있다. 한 대표가 면담 이후에도 김건희 여사 문제 해결을 연일 압박하면서 윤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자, 친윤계가 한 대표에 거칠게 제동을 걸고 나섰다. 여권 내 충돌이 임계점을 향하는 분위기다.
한 대표는 23일 김건희 여사 문제 해결 '데드라인'을 제시하면서 특별감찰관 추천 절차를 추진하겠다고 공식화했다. 한 대표는 이날 확대 당직자회의에서 "민주당 대표의 범죄 혐의에 대한 재판 결과가 11월15일 나온다"며 "그때 우리는 김 여사 관련 국민의 요구를 해소한 상태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때도 지금처럼 김 여사 관련 이슈들이 모든 국민이 모이면 얘기하는 '불만의 1순위'라면 민주당을 떠난 민심이 우리에게 오지 않는다"며 "지금 변화하고 쇄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특별감찰관 추천에 있어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이 전제 조건이라는 건 지금 상황에서는 국민의 공감을 받기 어렵다"고 말했다. 야당이 북한인권재단 이사를 추천하지 않더라도 특별감찰관을 임명하라는 뜻이다. 현재 여당은 야당이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을 해야 특별감찰관 후보 추천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
이에 추경호 원내대표는 곧바로 "이 부분(특별감찰관 추천)은 국회 의사 결정 과정이고 원내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추 원내대표는 "아시다시피 특별감찰관은 국회 추천 절차가 있어야 한다"며 "굉장히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에 관련 위원회의 위원들, 중진 등 의원들의 의견을 듣고 최종적으로는 의원총회를 통해서 결정해야 할 부분"이라고 밝혔다.
집권 여당 '투톱'이 공개 충돌하는 모습이 연출된 것이다.
그러자 친한계에선 "추 원내대표가 대통령실 입장을 대변해 한 대표에게 제동을 걸었다"는 반발이 나왔다.
추 원내대표는 그동안 한 대표와 무난하게 소통해왔다는 평가다. 그러나 '윤-한' 면담을 기점으로 한 대표와는 선명하게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때문에 윤-한 면담 직후 윤 대통령과 만찬에서 추 대표가 모종의 '역할'을 부여받은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한 대표 견제를 위해 친윤계도 결집하는 모양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이날 친윤계 외곽 모임인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새미준)' 주최 행사에서 한 대표를 향해 "당대표가 대통령 후보가 돼서 어떻게 출마해볼까 그거 하나 밖에 안 보인다"며 "대통령 임기가 끝날 때까지는 권위를 인정해 주고 당이 뒷받침해 주는 게 집권여당의 숙명"이라고 말했다.
친윤계 강명구 의원도 라디오 '전격 시사'에 출연해 "옛날 친이(친이명박), 친박(친박근혜)들 보다 더 무서운 싸움을 지금 벌이겠다는 건데 우리 당원들은 (그런 분열을) 바라지 않는다"며 "우리 당원들이 대통령 망하라고 한동훈 대표를 세운 게 아니다"라고 날을 세웠다.
윤 대통령이 23일 홍준표 대구시장 면담을 두고도 '한동훈 고립 작전'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홍 시장은 그동안 한 대표를 지속해서 비판해왔기 때문이다. 다만 홍 시장은 윤 대통령과 면담 후 뉴시스에 "(윤 대통령과) 대구경북(TK) 현안만 논의했다"고 선을 그었다.
한 친한계 당직자는 "(윤 대통령이) 원내대표만 불러 식사하는 건 당내 분열책 아닌가. 정상적인 당정관계인가"라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면담 이후 각자 '마이웨이' 노선을 분명히 함에 따라 여권 대 친윤계와 친한계간 갈등은 당분간 지속되면서 현안에 따라 더 격화 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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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김두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