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연예인 전용출입문 사용 '백지화'…'유료 패스트트랙' 무게

인천공항 연예인 전용출입문 사용 하루 전 '철회'
국회 국정감사와 언론 등서 '연예인 특혜' 지적
유료화에 국토부 유보적 "국민정서 맞지 않아"
국민 70% 패스트트랙 유료화 서비스에 찬성

인천국제공항이 28일 시행하려던 연예인·유명인의 별도의 출입문 이용을 전면 백지화하면서 연예인들의 출입국 유료화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앞서 인천공항공사는 지난 23일 연예인 출국 시 일반 이용객들의 안전을 위해 인천공항에서 운영 중인 승무원·조종사들이 통과하던 전용 출입문을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절차를 마련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같은 조치는 최근 연예인들이 고용한 사설 경호원들의 과잉경호와 이들을 보기 위한 팬들이 몰려들어 이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공사의 설명이다.

그런데 최근 국회 국정감사와 언론 등에서 연예인들이 해당 통로를 이용하는 것은 특혜라는 비판이 나오면서 시행 하루 전 전면 백지화했다.

이번 논쟁은 지난 7월 배우 변우석씨의 사설 경호원들로 인해 불거졌다. 이들은 공항 게이트를 임의적으로 통제하고 승객에게 항공권 확인을 받는 등의 공항 운영에 피해를 입히면서 공항 이용객에 불편을 끼쳤다. 이에 따라 경찰은 변씨의 사설 경비업체 대표 A씨와 경호원 B씨를 경비업법 위반 협의로 불구속 송치했다.

김포와 인천공항에서는 유명세를 이용한 연예인들의 과도한 간접광고(PPL)가 이들을 보기 위해 몰려든 팬들이 뒤엉켜 아수라장이 되는 모습이 자주 발생한다.

이같은 상황에서도 인천공항은 공적인 업무가 아닌 영리활동으로 출국하는 연예인들에게 과도한 특혜를 준 것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공사는 해외공항 운영 사례 등을 검토해 공항 이용객의 안전과 다중밀집으로 인한 혼잡 등 문제가 없도록 충분한 의견 수렴을 거쳐 별도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 제기한 "공항 터미널 혼잡을 일으키는 연예인들의 출입국 통로를 유료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일부 연예인들은 항공기 출발 직전에 나타나 교통약자 등이 이용하는 패스트트랙(Fast track·신속출국서비스)을 이용하는 것이 자신들의 특혜로 여겨져 왔던 것도 사실이다.

논란의 중심이 된 변우석씨도 이날 인천공항을 출국하는 과정에서 승무원과 조종사가 이용하는 전용통로를 이용한 것이 확인되면서, 연예인들도 적절한 금액을 내고 패스트트랙을 사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내 공항 패스트트랙은 국가와 사회발전에 공헌한 자, 국제교류 증진 및 교통약자 배려 등을 위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대상자는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T1)과 2터미널(T2)에 마련된 전용 출국통로(6개소) 이용해 다른 승객들과 접촉하지 않고 별도의 보안검색과 출입국 심사 시행해 빠른 수속이 가능하다.

그런데 문제는 패스트트랙 유료화에 국내공항의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가 "국민 정서 인식에 맞지 않고,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유보적인 입장이다.

다만 공사가 지난해 6월 공사는 내외국인 출국여객 2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패스트트랙 도입 의견을 수렴한 결과 70% 이상이 패스트트랙 유료 서비스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해외 유수 공항의 사례를 볼 때 두바이와 런던 히스로, 암스테르담 스히폴 공항, 파리 샤를 드골공항 등 해외 여객운송실적 20위 공항 중 다수가 유료 패스트트랙을 운영하고 있어, 인천공항의 경쟁력을 위해서라도 도입해야한다는 주장이 공항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다.

복수의 공사 관계자들은 "연예인도 전용 통로를 이용하는 방안이 백지화되면서 당분간 공항 혼잡은 공항 경비 인력으로 대비해야 할 것으로 판단한다"면서도 "연예인들로 인한 혼잡을 막기 위해서는 유료 패스트트랙을 도입하는 방안이 가장 합리적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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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 김 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