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복암리 유적서 고려 지방 관청 건물지 확인

나주 복암리 유적에서 고려시대 때 지방 관청이 있던 건물지가 새로 확인됐다.

사적 '나주 복암리 고분군은 삼국시대 무덤들로 1995∼1997년까지 조사를 통해 하나의 봉분을 비롯해 무덤 32기가 발견됐다.



국가유산청은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이 나주 복암리 유적 10차 발굴조사에서, 고려시대 주요 관청 시설로 추정되는 건물지와 다량의 기와를 새롭게 확인했다"고 4일 밝혔다.

국립나주문화유산연구소는 지난 2006년부터 나주 복암리 유적 발굴조사를 통해 선사시대부터 고려시대에 이르는 영산강 유역의 고고학적 문화를 밝혀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인근 지역에서 백제 기와와 함께 고려시대 행정지명 '회진현관초(會津縣官草)'명 고려기와가 나왔다.

이를 통해 백제, 고려에 이르기까지 나주 복암리 유적 일대에 관청 등 중요 시설이 자리했었음을 추정할 수 있었다.

연구소는 올해 발굴조사에서, 지난해 조사 성과와도 부합되는 주요 관청 건물지를 확인했다.

건물지는 총 3동 이상 확인됐다. 통일신라 때 제작된 두꺼운 선 모양 문양인 태선문(太線文) 기와와 해무리굽 청자, 상감청자 등이 출토됐다. 해무리굽 청자는 청자의 다리 모양이 둥근 형태로 주로 11세기에 제작됐다.

이들 유물들로 보아 이들 건물은 나말여초부터 고려 중기까지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2호 건물지는 대지를 평탄하게 만든 후 건물 기초가 되는 적심과 초석을 설치한 구조다.

현재 남아있는 양상으로 보아 정면 10칸, 측면 2칸 규모로 추정된다. 길이는 약 20m에 이른다. 이러한 규모의 고려시대 건물지는 이 지역에서 매우 드문 사례다.

특히, 2호와 3호 건물지에서 ‘회진현관초’명을 비롯해 ‘대장표명(大匠䁃明)’ 등이 새겨진 명문기와가 다량 출토됐다.

국가유산청은 "이러한 명문기와가 현재까지 복암리 일대를 중심으로 확인되는 것으로 보아 관청 자재용 물품으로 보인다"며 "이 일대가 당시 지역을 관할하는 관청지의 일부였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발굴조사 구역 남쪽 외곽에서도 석재를 2단으로 쌓고 그 위에 기와를 설치한 시설이 확인됐다.

이 시설은 현재 조사된 건물지보다 더 높은 곳에 건물을 설치하기 위한 기단으로 보인다. 건물지 주변에 훨씬 더 많은 건물들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나주 복암리 일대를 지칭하는 '회진현(會津縣)'이란 명칭은 삼국사기에 따르면 통일신라 경덕왕 때 처음 등장해, 이후 고려 때까지 사용됐다.

회진현은 영산강 초입에 위치해 있어 당시 지역의 중심지 역할을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국가유산청은 "지금까지 뚜렷한 흔적이 확인되지 않아 그 실체가 불분명했다"며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고려시대 주요 관청 건물지가 확인되어 보다 입체적인 고려 시대의 모습을 그릴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번 조사 성과를 공개하는 현장설명회는 오는 6일 열린다. 누구나 별도 신청 없이 참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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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 김금준 대기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