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영농으로 소득을 배당하는 새로운 개념의 영농모델인 경북 농업대전환이 도내 전역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12일 경북도에 따르면 영덕 달산지구는 다음 달 25일 크리스마스에 2모작(콩·양파+배추) 공동 영농 첫 배당 3000원(3.3㎡당)을 지급한다.
공동 영농을 이끄는 팔각산절임배추영농조합법인 백성규 대표는 기존 벼농사를 짓던 21ha 농지를 30여 농가와 함께 배추로 전환, 2모작 공동 영농을 하고 있다.
21ha의 논에 벼농사만 지으면 1억4800만원에 불과한 농업생산액이 배추, 콩·양파 이모작으로 전환하면 약 4배로 증가한 6억2500만원이 된다.
여기에 절임 배추로 가공하면 11억2500만원으로 8배가량 높아진다.
달산영농지구는 2015년부터 절임 배추 가공사업을 추진해온 백 대표의 경험과 노하우에 공동 영농 배추 가공까지 더해져 생산성과 소득을 같이 높일 수 있게 됐다.
법인은 12월 첫 배당 후 다음 해 8월엔 봄배추, 양파 수확·판매 후 추가 배당도 지급한다.
고향인 달산면이 사라질지 모른다는 위기감에 2017년 귀농을 결심하고 법인에 합세한 백운영 영농법인 팀장은 "내가 이 마을에서도 유일한 청년이다. 처음 혁신농업타운을 시작할 때 과연 해낼 수 있을까 엄두도 안 났지만, 농가들과 함께하니 희망이 보였다"며 "현재 21ha에서 50ha까지 인근 지역으로 확대해 고향 달산면의 명맥을 잇겠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공동 영농을 추진 중인 구미(무을면)에서도 연말에 소득을 배당한다.
하절기에는 콩과 특수미를, 동절기에는 조사료 등 2모작 공동 영농과 더불어 두부 가공 등 융복합 사업과 연계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해 가고 있다.
경북 최대 평야지인 의성에서도 농업대전환에 한창 진행되고 있다.
기존 벼농사에서 고구마·조사료로 전환해 농가 소득 배가뿐만 아니라 마늘, 자두에 이은 새로운 소득작물로 의성 농업의 부흥 시대를 열어간다.
이 외에도 경주, 청도, 상주에서도 벼 대신 콩, 양파·조사료 등 다른 작물로 전환해 경북형 농업대전환이 순항 중이다.
경북형 농업대전환(혁신농업타운 조성)은 지난해에는 문경 영순면(콩+양파·감자), 구미 무을면(콩+밀·조사료), 예천 지보면(첨단형-곤충산업화센터, 스마트팜, 수직농장) 등 7곳에서 처음 진행됐다.
올해는 경주 외동면(콩+조사료·찰보리), 상주 함창읍(콩+양파·감자), 의성 단북면(고구마+조사료), 청송 주왕산면(사과 공동육묘 등), 영덕 달산면(콩+양파·배추), 청도 각북면(콩·친환경벼+유채·양파), 봉화 재산면(수박+토마토) 등 7곳이 새로 추가돼 현재 14곳에서 추진 중이다.
혁신농업타운은 민선 8기에 들어 이철우 도지사가 역점을 두어 추진하는 농업대전환 핵심 시책으로 첨단화·규모화·기계화를 통한 2모작 공동영농으로 생산성과 소득을 높이는 새로운 개념의 농촌 마을이다.
성공모델이 된 '문경 영순지구'는 법인대표와 젊은 청년들이 주축이 돼 공동영농 법인을 만들고 벼농사 대신 콩, 양파·감자를 2모작으로 경작하고 있다.
규모화·기계화로 농업생산액은 3배, 농가 소득은 2배라는 엄청난 성과가 나타났다.
경북도는 내년에는 콩, 조사료 등 논 다른 작물 전환과 대규모 들녘 단위로 시군 지역 특색에 맞는 자율계획을 수립해 농업대전환을 정착시키고 2026년까지 도내 전 시군에서 30곳의 혁신농업타운을 만들 계획이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첨단화·규모화·기계화를 통한 농업대전환의 성공을 확인했다. 이제는 확산과 동참이 중요한 시기"라며 "농촌의 들녘 10%만 벼농사에서 다른 작목으로 바꿔도 농업이 달라진다. 전 시군, 더 나아가 전국으로 확산시켜 대한민국 경북에서 농정 패러다임을 바꿔 나가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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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본부장 / 김헌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