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룻바닥 아래서 발견된 지장시왕도, 충북도 문화유산됐다

충북도는 영동 중화사 지장시왕도를 도 유형문화유산(제414호)으로 지정 고시했다고 17일 밝혔다.

영동군 영동읍 화신리에 자리 잡은 중화사는 통일신라시대에 창건된 사찰로, 중화사 지장시왕도는 조선 후기인 1690년, 이 사찰 대웅전에 봉안하기 위해 그린 것으로 추정된다.



2013년 중화사 요사채(승방) 재건 과정에서 승려들이 마룻바닥 아래에서 이 그림을 발견해 눈길을 끌었다.

이 그림은 둘둘 말린 상태로 오랜 시간 있다 보니 곳곳이 헤어진 모습이 보였다. 이후 분석 결과 1969년께 한 차례 보수한 것도 확인됐다.

다만 그림을 변형하지 않고 손상된 부분만 일부 덧칠한 방식이어서 인물의 얼굴이나 신체, 옷 주름 등을 원형에 가깝게 재현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 상단의 하늘과 하늘꽃 표현 등은 17세와 18세기 초에 조성된 불화의 특징이 그대로 남았다고 도는 설명했다.

중화사는 애초 이 그림을 문화유산자료로 신청했지만, 도 문화유산위원회는 제작 연대와 수리 사실을 명확히 알 수 있는 희귀 사례라며 유형문화유산으로 승격 지정했다.

지난해 현지조사에서 말아서 보관해 생긴 화면 꺾인 현상 등 일부 훼손을 확인한 도는 내년 문화유산 보수 정비 사업으로 중화사 지장시왕도 보존 처리에 나설 예정이다.

도 관계자는 "1690년 조성 당시 모습과 20세기 중엽 수리(보수) 방식을 보여주는 사례이자, 조선 후기 충북 불교미술의 면모를 보여주는 우수한 작품"이라며 "앞으로도 숨어 있는 지역 문화유산을 추가 발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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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취재본부장 / 김은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