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문화관광재단에 "정리 안되면 출연동의안 동의 못해줘"
박용근 "인사 내부정리와 불필요한 예산정리 하라는 말일뿐"
박용근 전북특별자치도의원(장수)이 행정사무감사를 앞두고 피감기관을 상대로 '예산 협박'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8일 전북문화관광재단 노조 등에 따르면 박 의원은 전북자치도의회의 행정사무감사 전인 지난달 2일과 7일 요구자료를 위한 설명자리에서 "인사 내용이 정리가 안되면 재단 예산을 삭감하겠다"는 발언을 했다고 한다.
익명의 노조원이 제보한 녹취록에는 박 의원이 "나는 문화관광재단 출연(출연동의안)에 동의를 못해준다"며 "출연하고 예산하고 인사 내용 정리가 안되면…"이라고 말했다.
또 해당 녹취록에는 "수련기관 동의한 자료 설명하지 말고 다른 문화관광재단은 설명하지 말아라. 앞으로 출연금 60억인데 이것도 너무 많아가지고 예산때 내가 불필요한 거 싹 정리를 하려고 한다"고 말하는 내용도 담겼다.
이어 "나는 동의안을 인정 못하니까 인사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의미가 없다"며 "인사 내용이 발라야지 인사 내용이 이렇게 바르지 않으면 어떻게 되겠냐"고도 했다.
즉 박 의원이 제기한 인사문제를 해결하지 않을 시 예산을 삭감하겠다는 의미로 들린다는 것이 전북문화관광재단 노조의 설명이다.
앞서 박 의원은 긴급 도정질의에서 지방재정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받아 해임된 전북문화관광재단 팀장급 직원이 복직 후 본부장으로 승진한 일을 문제삼은 바 있다.
이날 오전 전북문화관광재단 노조는 전북자치도의회에서 이에 반발하는 침묵시위를 진행했다.
노조는 '박용근 의원 사과하라', '박용근 의원은 예술관광인들의 예산으로 흥정마라'라는 피켓을 들었다.
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해당 발언이 단순한 위협이 아니라, 전북 도민의 문화적 권리와 수천 명의 예술인, 관광인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행위"라며 "박용근 의원의 부당한 예산 삭감 압박과 표적 감사 행위에 대해 깊은 우려와 분노를 표명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도민의 권익을 위협하며, 예산 삭감이라는 중대한 결정을 흥정하듯 사용하는 의도가 무엇인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며 "예산 삭감 발언은 단순한 협박이 아니라 전북 도민의 문화향유권과 예술·관광인의 생존권을 흥정 도구로 삼으려는 비민주적이고 비윤리적인 행위"라고도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예산을 가지고 협박한 적은 없다. 도의원이 인사문제를 가지고 예산을 어떻게 협박할 수 있느냐"면서 "발언의 요지는 자체 내부 인사를 깨끗하게 정리하고 불투명한 예산 집행을 깨끗하게 하라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도의원이 잘못된 정책에 대해 정책질의를 할 수 있는 것 아니겠냐"며 "전북문화관광재단이 인사를 등용할 때 담당 전북자치도 부서와 협의조차 하지 않았던 점 등을 들면서 절차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을 지적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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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취재부장 / 유성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