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 "금성호 선사 압수 자료 분석… 중·일에 수색 협조 요청"

수리 내역 확보…복원력 저하 요인 조사
어획량·유류량 등 산출해 시뮬레이션 추진
심해잠수사 투입 촉각…"그물 제거·선체 진입"

'135금성호' 침몰 사고 2주째인 21일, 선사 측 압수수색 등 사고 원인 규명과 책임 소재를 둘러싼 해경 수사가 본격화하고 있다.

실종 선원 10명을 찾기 위해 심해잠수사들이 투입될 전망이다. 인접국인 중국와 일본에도 협조 요청이 접수된 상태다.



제주지방해양경찰청에 따르면 해경은 지난 15일 부산 소재 금성호 선사를 상대로 벌인 압수수색에서 금성호 보험 사고 이력, 자체 수리 내역 등을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

보험사 사고 접수로 확인된 수리내역과 함께 선사에서 자체 수리한 내역까지 조사해 복원력 저하 요인이 있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불법 중·개축 여부도 포함돼 있다.

다수 인명 피해가 있었던 만큼 평소 승선원을 대상으로 한 안전교육이 제대로 이행됐는지 등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해경은 사고 당시 무게 129t인 금성호가 240여t의 어획물을 잡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밖에도 ▲유류량 ▲그물의 무게 ▲그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양 ▲진수량 등의 수치를 산출하고 있다. 해당 항목들을 활용해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KOMSA)에 침몰 원인 규명을 위한 시뮬레이션을 의뢰할 계획이다.

현재 금성호는 수심 90m 해저에 침몰한 상황이기 때문에 선체 조사는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해경은 우선적으로 해양 오염이 발생한 데 대해 금성호 선사를 해양환경관리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실종 선원 10명을 찾기 위한 수색 작업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15일 기상 악화로 피항했던 민간구난업체 바지선이 이날 오전 사고 해역에 도착해 심해잠수사 투입을 위한 고정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해경은 가용 세력으로는 수심 60m까지 잠수할 수 있는 반면 심해잠수사의 경우 수중 이송장비(LARS) 등을 통해 금성호 선내 수색이 가능하다.

다만 현재 금성호의 대형그물(길이 1.2㎞·폭 100m)이 해상까지 뻗어나 있어 자칫 잠수부들도 위험해질 수 있다.

그물은 수면에서 수심 20m까지는 그물이 일자로 뻗어나 있고, 그 아래부터는 원통 모양으로 꼬여있는 형태라고 해경 관계자는 전했다.

해경은 수색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그물을 먼저 제거하고 수색에 나설지 아니면 금성호 선체로 바로 들어갈지 등을 민간구난업체와 협의하고 있다.

한국해양연구원 해양조사선 이어도호가 사고 해역에서 측면주사음향측심기(사이드스캔소나) 조사를 수행하고 있다.

음파를 해저바닥에 비스듬히 향하도록 보낸 뒤 되돌아오는 반사음파를 영상화해 해저면의 형태를 분석하는 탐사 장비다.


해경은 이날 함선 37척(해경 21척, 관광선 13척, 군 2척)과 항공기 6대(해경 3대, 군·관 3대)를 동원해 가로 156㎞, 세로 약 74㎞에 걸쳐 전방위 주간 수색을 전개하고 있다. 유관기관 390여명은 해안가를 살피고 있다.

수색 14일차를 맞은 현재까지 금성호 선원을 찾기 위해 함선 491척과 항공기 93대와 조명탄 320여발이 투입됐다. 26회에 걸친 수중 수색도 이뤄졌다.

해경은 사고 2주가 지난 시점을 고려해 실종자들이 해류 등에 의해 인접국인 중국·일본으로 갈 수 있다고 보고 각 나라에 수색 협조와 발견 시 통보해줄 것을 요청했다.

제주해경 관계자는 "실종자 가족들이 애타게 찾고 있는 만큼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실종 선원들을 찾는 일이다. 민간구난업체와 협력해 수색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검찰과 긴밀히 협조해 사고 원인 규명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금성호 침몰 사고는 지난 8일 오전 4시31분께 제주시 비양도 북서쪽 22㎞ 해상에서 발생했다. 부산 선적 대형선망어선 135금성호(129t·승선원 27명)가 침몰하고 있다는 신고가 해경에 접수됐다. 이 사고로 4명이 숨지고 10명(한국인 8명, 외국인 2명)이 실종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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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취재부장 / 윤동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