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찬성할 수도" "해당행위"…여, 게시판 갈등이 특검 이탈표 논란으로 비화

친한 "한동훈 대표 특검 입장 뉘앙스 달라져"
친윤 "당원게시판 문제 특검과 연계는 해당행위"
'단일대오' 균열 움직임에 추경호 "냉각기 갖자" 진화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 논란이 친윤·친한 계파갈등을 넘어 김건희 여사 특검법 재표결 이탈 가능성으로까지 비화하자 원내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다.



한 대표 측은 이번 논란을 당 대표를 흔들기 위한 용산 대통령실과 친윤계의 '공작'으로 규정하고 강경 대응 기조로 맞서고 있다. 친한계는 특히 공개적으로 김 여사 특검법 이탈 가능성을 거론하며 용산과 친윤계를 압박했고, 이에 친윤계는 "해당행위"라며 거칠게 반발했다.

당원 게시판 논란이 한 달 가까이 지속되며 확전하자 당내에선 양측 모두 자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28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한 대표는 명태균씨 공천 개입 의혹으로 검찰이 국민의힘 중앙당사 등을 압수수색한 전날 측근들에게 김 여사 특검법과 관련해 "어떻게 될지 모르니 분위기를 지켜보자"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친한계 인사는 "옛날처럼 죽어도 막겠다, 절대 안 된다 그렇게 얘기할 수는 없는 게 명태균 수사에서 뭐가 튀어나올지 모르기 때문"이라며 "명태균 이야기가 다 우리랑 아무 상관없어, 이렇게 얘기하기 곤란한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 대표가 국민 눈높이(에 맞아야 한다)고 이야기하는데, (공천 개입 의혹에서) 큰 문제점이 터져나오면, 그걸 무조건 막아야 된다 할 수 없지 않나"라고 했다.

이날 한 언론은 한 대표가 최근 측근들에게 당원 게시판 논란에 대해 "부당한 당 대표 흔들기를 막기 위한 카드로 김 여사 특검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한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제가 한 말은 아니다"라며 부인했으나, '적극적으로 특검법 표 단속을 안 하고 개별 의원에게 맡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는 물음엔 "지금 그 문제는 말 안 하겠다"고만 답했다.

지난 10월 두 번째 김 여사 특검법 재표결을 앞두고는 "반드시 막아야 한다", "부결이 맞다"고 강조한 것과는 다소 결이 달라진 것이다.

전날 친한계 정성국 조직부총장은 특검법과 관련해 "며칠 사이 한 대표의 뉘앙스가 약간 다르게 느껴진다. 심중에 어떤 생각이 있는지 며칠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한 대표를 향한 친윤계의 공세가 계속되면 김 여사 특검법 재표결 때 친한계 의원들이 '부결' 단일대오에서 이탈해 찬성표를 던질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그러자 친윤계인 권성동 의원은 "만에 하나 당원게시판 문제를 김 여사 특검과 연계시킨다는 것은 엄청난 후폭풍이 일어날 것이고 명백한 해당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처럼 당내 갈등으로 김 여사 특검법 저지선이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번지자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양측 모두 자제하라며 갈등 봉합에 나섰다.

추 원내대표는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으니 당분간 당원 게시판 논란에 관한 공개적인 발언이나 논쟁은 자제 좀 하자"며 "일종의 냉각기를 갖자"고 말했다.

추 원내대표는 기자들에게 "대부분 의원님들이 동의했다"고도 밝혔다.

친윤계인 강명구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전혀 그런 사소한 감정 때문에 양심에 따라 투표를 해야 되는 국회의원들 헌법기관이 양심을 저버리지 않을 것"이라며 "단일대오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치 / 임정기 서울본부장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