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넘어 ‘마이너스’ 추진…2050년 배출 -324만톤

해양수산부는 지난 10월 수립된 국가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의 원활한 이행을 위해 해양수산 분야의 탄소중립 정책 추진 방향을 제시하는 ‘해양수산분야 2050 탄소중립 로드맵’을 수립했다고 16일 밝혔다.

해수부는 2050 온실가스 배출목표를 탄소중립(Net Zero)에서 더 나아가 324만톤을 더 줄이는 것으로 설정,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정책 방향과 수단 등 세부적인 계획을 수립했다.

▲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이 16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해양수산분야 2050 탄소중립 로드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해양수산부)

해운업·수산업 등 해양수산업을 영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을 줄이고, 화석연료를 파력·조력 등 해양에너지로 대체하는 한편, 갯벌과 바다숲 등 블루카본을 활용해 탄소흡수원을 확충하는 계획이다.

해양수산업 탄소배출 감축…2018년 406만톤→2050년 42만톤

해수부는 2050년까지 해양수산업 전체 탄소배출량을 총 42.2만 톤으로 감축할 것을 목표로 한다.

▲ 해양수산업 탄소배출 감축량.

먼저, 해운분야에서는 디젤연료를 사용하는 선박을 단계적으로 저탄소·무탄소선박으로 바꿔 205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30만 7000톤으로 줄인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액화천연가스(LNG), 하이브리드 등 저탄소 선박 기술을 고도화하고 수소, 암모니아 등 무탄소 선박 기술을 상용화한다. 친환경 관공선과 친환경선박 대체건조 지원을 마중물로 민간 선사의 친환경선박 전환도 유도할 계획이다.
수산·어촌분야는 노후어선 교체를 비롯해 감척, 에너지 고효율 장비 보급 확대 및 재생에너지 확대로 205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11만 5000톤으로 줄이도록 한다.

이에 노후어선을 신조선으로 대체 건조하고 기관을 새로 교체하는 등 연료 효율을 높이는 한편, 감척 대상을 선정할 때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어선을 중심으로 선정하는 등 어선어업분야 에너지 효율성을 높인다.

LNG, 전기 등을 연료로 하는 친환경어선 기술개발과 보급도 확대하고, 히트펌프·인버터와 같은 에너지 고효율 장비를 양식장과 수산가공시설에 보급하는 등 수산업 전반을 친환경 체제로 전환한다.

아울러 양식장과 국가어항 등의 유휴부지와 유휴수역에 태양광·소수력·파력 등 다양한 재생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한다.

해양에너지 활용 확대해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2050년까지 파력·조력 등 해양에너지 활용을 확대해 온실가스 배출량 229만 톤을 감축한다.

▲ 해양에너지 감축 목표.

이에 따라 현재 운영 중인 시화호 조력발전소의 증설가능성을 검증하고 신규 대상지를 발굴하기 위한 타당성조사를 추진하는 등 조력발전소를 점진적으로 확대한다.

조류발전·파력발전 등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해양에너지는 실증연구를 통해 상용화하고, 조류발전 시범단지 구축과 방파제 연계형 파력발전의 단계적 확산 등 대규모 실증프로그램을 실시할 예정이다.

해양에너지·해양바이오 기술과 결합한 수소생산 기술도 고도화한다.

파력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물을 전기분해해 생산한 탄소제로 수소와 같은 그린수소를 생산할 수 있도록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연안부터 외해까지 실증단지를 구축함에 따라 실증과 상용화를 추진한다.

해양미생물을 활용해 고순도의 수소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해양바이오 기반 수소생산기술도 개발한다.

블루카본 통해 2050년까지 136만 톤 이상 탄소 흡수

갯벌과 염생식물 등 해양의 탄소흡수원인 블루카본을 통해 2050년까지 136만 2000톤의 탄소를 흡수한다.


▲ 블루카본 통한 탄소 흡수 계획.

블루카본의 흡수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갯벌 복원사업과 갯벌 식생복원사업으로 2050년까지 훼손된 갯벌 30㎢와 갯벌식생 660㎢를 복원하는 한편, 2030년까지 540㎢의 바다숲을 조성한다.

아울러 환경·탄소흡수 소재를 이용해 콘크리트 구조물 중심인 해안선을 복원하는 등 연안지역을 전면 재설계하는 ‘숨쉬는 해안뉴딜’도 내년부터 본격 추진하고, 해조류·패류·미세조류 등 추가적인 블루카본을 발굴하기 위한 연구를 확대한다.

블루카본과 관련된 국제공조도 강화해 블루카본의 선도국가로 발돋움할 계획이다.

항만, 수소경제 이행의 전진기지로 육성

야드트랙터·트랜스퍼 크레인 등 항만 하역장비의 엔진을 저공해 엔진으로 전환하고 항만시설물의 에너지 효율을 높임과 동시에, 태양열 등 신재생에너지 활용도 확대해 2050년까지 탄소 중립항만을 구현한다.

이와 함께 지난달 수립한 ‘수소항만 조성방안’을 이행해 2040년까지 연간 1300만 톤의 수소를 항만을 통해 공급하는 등 항만을 수소경제 이행의 전진기지로 육성한다.

해수부는 국가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에서 6000만 톤이라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중요 감축 수단인 이산화탄소 포집·저장(CCS) 상용화에도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이에 따라 다부처 탄소포집 및 이용·저장 사업단(CCUS) 내에서 이산화탄소를 저장할 수 있는 해저 저장소 후보지를 탐색·제시하고 개발된 저장기술을 실제로 구현해 해양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한다.

해수부는 해외 CCS사업도 원활하게 추진할 수 있도록 이산화탄소의 국가 간 이송을 관할하는 런던의정서 개정 조약 비준절차를 신속하게 이행할 계획이다.

이 밖에 해양폐기물의 매립과 소각 과정에서 다량의 온실가스가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해 해양폐기물의 재활용률을 높이고, 해양폐기물을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모색하는 등 해양과 관련된 다양한 온실가스 감축방안도 추가 발굴한다.

문성혁 해수부 장관은 “기후변화와 탄소중립은 거스를 수 없는 거대한 흐름으로 위기이자 기회”라며 “2050년이 멀게 느껴질 수 있지만 지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해양수산분야의 탄소중립 정책에 최대한의 역량을 투입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해수부는 지난 10월 발족한 해양수산분야 기후변화대응TF를 상설기구로 구축해 변화하는 사회 환경과 기술 여건을 해양수산 탄소중립 로드맵에 지속적으로 반영할 방침이다.

해양 기후변화의 양상을 정밀하게 관측·예측하고, 기후변화가 바다에 미치는 영향도 분석해나간다.

또한 해양수산분야 2050 탄소중립 로드맵의 정책방향과 해양수산분야 기후변화대응TF의 논의 내용을 담은 단기적이고 구체적인 추진계획 ‘제4차 기후변화대응 해양수산부문 종합계획’도 내년 상반기 중에 수립한다.

▲ 해양수산분야 2050 탄소중립 미래상. (자료=해양수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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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