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서 타임머신 타고 온 정치인 아닌가"
"대한민국, 있는·배운 자 위한 국가라고 천명"
"취업앱 1990년대부터…지식 쌓으란것 아냐"
"책임 회피"…전투복 차림 DMZ 방문 지적도
"당내분에 방관…불안한 리더십에 피로감만"
'수입이념' 발언엔 "전두환과 무엇이 다르냐"
더불어민주당은 23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겨냥해 "역대급 망언", "1일1비하", "세상 물정은 아시라"라며 맹폭했다.
1980년대 민주화 운동을 '수입해온 이념에 사로잡힌 것'이라는 취지로 발언한 데 대해선 색깔론이라며 날 선 비판을 했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가난하고 못 배우면 자유가 왜 필요한지 모른다, 윤석열 후보의 역대급 망언이 또 터졌다"며 "윤 후보의 빈곤에 대한 철학, 빈곤의 철학이 철학의 빈곤을 그대로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이어 "아무리 평생을 대중을 무시하고 특권에 찌들어 살았다고 한들 어떻게 이렇게 말할 수 있나. 과연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려고 하는 분인지 의아하다"며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만드셨던 100년 전 우리 민족 지도자들께서 그야말로 통곡하실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는 지금을 계몽시대로 착각했나, 아니면 본인이 19세기에서 타임머신을 타고 온 정치인 아닌가 생각한다"며 "어떻게 가난하고 못 배웠다고 자유를 모르고 권리를 모르겠나. 이런 분이 대통령 후보라는 사실, 보수정당은 부끄러워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완주 정책위의장은 "윤 후보가 김건희씨는 '정치를 극도로 싫어한다'며 영부인이란 말을 쓰지 않겠다고 했다. 사문서 위조를 통한 허위 경력 기재, 주가조작 연루, 논문 표절, 양평 개발 특혜 등 현재 윤 후보 처가에 제기되고 있는 숱한 의혹들을 덮기 위한 주장 같다"며 "민생에 백해무익한 김칫국 고민 그만하시고, 김씨는 직접 소명하시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주한 유엔군 사령부가 전투복 차림으로 최전방 비무장지대를 방문한 윤 후보에 대해 정전협정 위반으로 규정하고 진상조사에 착수했다고 한다"며 "'국방부와 협의해 요청한 대로 했다'는 윤 후보의 책임 회피는, 대한민국 최고 군 통수권자를 희망하는 자의 발언이 맞는지 의심스럽다"고 언급했다.
또 "극빈하고 못 배운 사람은 자유가 뭔지 모른다(는 발언은) 현장에 계셨던 청년들에게 정수로 귀를 씻으라고 당부하고 싶을 만큼 해괴한 제1야당 대선 후보의 역대급 망언"이라며 "최저임금을 못 받고 일할 사람 많다 (등) 그간 쏟아낸 망언은 윤 후보가 꿈꾸는 대한민국은 있는 자와 배운 자를 위한 국가라고 천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민 의원은 '일자리 앱' 관련 발언을 겨냥해 "이미 실시간 취업 정보를 획득할 수 있는 여러 앱 서비스 등이 1990년대 말부터 실시돼 왔다"며 "전문지식을 쌓으라는 게 아니다. 세상 물정은 좀 아시라"고 비꼬았다.
남영희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윤 후보의 국민 폄훼, 시대착오적 망언에 국민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며 "이번 망언은 그동안 윤 후보가 보여줬던 빈곤, 지역, 계급에 대한 차별적 시선의 종합판"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의 '1일1비하' 발언은 국민을 학력과 경제력으로 구분하고 비하의 대상으로 삼는 특권 의식에 사로잡힌 것에서 기인한 것"이라며 "국민은 줄곧 윤 후보의 차별과 편견, 혐오의 태도를 경고해왔다. 윤 후보는 변명만 했지 한 번도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야권 선대위 내홍 관련 리더십 실종을 거론하며 당과의 틈 벌리기 시도도 이어졌다.
박성준 선대위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국민의힘발 대혼란이 지속되는 내내 윤 후보는 뒤로 물러나 보이지 않는다"며 "대통령 후보란 사람이 고작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뒤에 숨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당 내분을 두고 '이게 민주주의'라더니 사태를 수습하기는커녕 방관하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무능과 무책임을 고백하는 꼴"이라며 "윤 후보와 빨간 후드티를 입고 대선 지원에 나섰던 이준석 당 대표는 윤핵관(윤석열 후보 측 핵심 관계자)들을 저격하며 후보와 끝내 갈라섰다"고 했다.
아울러 "준비 안 된 윤 후보의 불안한 리더십에서 기쁨과 희망은커녕 분노와 피로감만 쌓인다"며 "민생과 국가에 대한 책임감 대신 특권 의식으로 무장한 윤 후보와 측근들의 오염된 정치로 인해 국민은 정치를 향한 혐오와 불신만 깊어진다"고 덧붙였다.
민주화 운동을 '수입 이념'이라고 거론한 데 대한 비판도 잇따랐다.
최지은 선대위 대변인은 "'80년대 민주화 운동은 어디 외국에서 수입해 온 이념'이라며 5·18 민주항쟁, 6월 항쟁 등 국민의 힘으로 성취한 대한민국 민주화 역사를 또다시 폄하하더니, 한발 더 나아가 '주체사상'을 운운하며 색깔론으로 매도까지 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왜 '전두환씨가 정치는 잘했다'고 했는지 윤 후보의 본심을 이제 알겠다"며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기는커녕, 나누고 찢는 것도 모자라 역사의 상처를 구태의 상징 색깔론으로 다시 헤집는 사람은 대통령 후보 자격이 없다. 민주화 운동의 열사들과 민주주의를 지켜온 국민께 사죄하라"고 전했다.
전용기 선대위 대변인도 페이스북에 "독재에 저항하며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려 한 숭고한 정신을 겨우 '외제 좋아하는 사람들'로 치부하는 것이 대통령이 되겠다는 분이 할 말인가"라며 "대한민국 전역에서 독재에 저항했던 분들께 끝내 참회·사죄 없이 부끄럽게 생을 마친 학살자 전두환과 무엇이 다르냐"고 적었다.
그러면서 "자유민주주의도, 독재에 대한 항거도, 심지어 자신이 속한 보수정당마저 폄하하는 윤 후보, 건강한 보수 정치를 위해 나아가 더 나은 대한민국 정치 환경을 위해 진지하게 후보직 사퇴를 고려하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윤 후보는 이날 전남 선대위 출범식에서 1980년대 민주화 운동을 언급하며 "자유민주주의 정신에 따른 민주화 운동이 아니라, 어디 외국에서 수입해온 이념에 사로잡혀서 민주화 운동을 한 분들과 같은 길을 걸은 것"이라고 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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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이병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