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수익 재투자…빠르게 투자규모 늘려 시장에 자금 풍부
투자대상 선별 과정 진행중…일부 기업 거품 걷힐 수도
미국의 사모펀드들이 지난해 기술기업에 대한 투자에 집중한 결과 높은 수익을 낼 수 있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투자 관련 통계를 제공하는 딜로직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까지 사모펀드들은 미국 기술기업들에 4017억1000만달러(약 497조8089억원)을 투자했다. 이는 사모펀드들의 총 투자액 9902억5000만달러(약 1181조8634억원)의 41%에 달한다.
지난해 사모펀드들의 기술기업 투자는 2020년 1963억4000만달러(약 234조3318억원)에서 두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대 금액이다. 2020년에도 사모펀드들은 기술기업에 총투자액 4740억6000만달러(약 565조7906억원)의 41%를 투자했다.
투자자들은 올해 기술 기업 투자액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사모펀드 운영자들은 오래전부터 수익모델이 확실한 소프트웨어 기반 서비스 부문에 대한 투자를 선호해왔다. 팬데믹으로 사람들의 일상에서 디지털 부문이 차지하는 몫이 커지면서 기술기업들의 투자 매력이 한층 커졌다.
또 세법 개정에 따른 세금 증가 전망, 팬데믹 기간중 기술부문의 선전이 기술기업에 대한 투자를 한층 더 늘리고 있다.
바클레이즈 PLC에서 기술 기업 인수합병을 담당하는 리처드 하디그리 부총재는 세전영업현금흐름(EBITDA)의 20배에서 30배 가격에 기술기업들이 거래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1년 전까지는 15배 정도가 일반적이었다.
그는 "EBITDA 멀티플은 소프트웨어 부문에서 최근 10여년 사이 증가해왔다"면서 "나를 포함해 15배보다는 30배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기업 인수합병 투자액이 늘어남에 따라 수익금을 다시 펀드에 재투자하면서 시장에 투입되는 자금규모가 빠르게 늘고 있다.
비스타 이쿼티 파트너스, 토마스 브라보, 실버 레이크, 프란시스코 파트너스 등 기술기업에 특화한 사모펀드 회사들은 역대 최대 액수의 자금을 마련했거나 마련하는 중이다. 일부 펀드는 상환기일이 1년도 채 안된다.
한편 기술기업에 대한 투자 열풍에 대해 거품이 끼고 있어 올해 이익규모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성장펀드 앨드리치 캐피털 파트너스의 경영파트너인 머자 베이그는 "올해도 (기술기업에 대한) 투자를 이어갈 것이지만 선호 부문과 하락대상 부문을 구분해 정교하게 투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럽금융기술부문, 자산기술부문, 부동산기술부문에 거품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세계 팬데믹을 감안할 때 의료부문은 바이오테크, 재무관리부문, 의료비납부관리 부문, 수술관련 부문에 대한 투자가 급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사모펀드 3i 그룹의 파트너인 앤드류 올리닉도 올해 거래 대상 기업들의 가격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최근 몇달 새 인수합병 거래가 무산되는 사례가 많아진 것을 들면서 "지금까지는 모든 기업들의 가격이 이례적으로 높았지만 갈수록 높은 가격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금리 인상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실적이 좋은 기업이라면 여전히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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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조봉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