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평화유지군 철수 결정 환영"
"조속한 회군 촉구…즉시 떠나라"
러 "정세 완전히 안정되면 철수"
외신 "카자흐 24시간 총격 無"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이 카자흐스탄 반정부 시위 진압을 위해 파견됐던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평화유지군의 철수 결정을 환영하며 조속한 회군을 촉구했다고 AFP 통신 등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네드 프라이스는 "CSTO 평화유지군이 임무를 완수했다는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의 발표를 환영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미국은) CSTO 평화유지군이 완전히 철수할 때까지, 그들이 인권을 존중해 카자흐스탄 정부의 요청대로 즉시 떠날 것을 계속 촉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앞서 토카예프 대통령은 CSTO의 주요 임무가 끝났으며 쿠데타 시도는 실패했다고 선언했다. 러시아군은 이틀 안으로, CSTO 평화유지군은 열흘 안으로 카자흐스탄을 철수한다고 밝혔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시위 진압 과정에서 시위대를 '국제 테러리스트 집단'으로 규정했다. 이어 CSTO에 평화유지군을 요청했고, 2500명의 평화유지군이 지난 6일 투입됐다. CSTO는 러시아·벨라루스·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아르메니아·타지키스탄 등 옛 소련권 7개국으로 구성된 러시아 주도의 안보 체계다. 7일 러시아는 공수부대를 투입했다.
하지만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은 토카예프 대통령 발표 이후 "카자흐스탄 지도부 결정에 따라 자연스럽게 정세가 안정될 때까지 임무를 계속할 것"이라면서도 카자흐스탄 정세가 완전히 안정되면 철수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당초 이번 시위는 카자흐스탄 정부의 액화석유가스(LPG) 가격 급등에 반대하는 의미로 지난 2일 시작돼 반정부 항의 시위로 확대됐다.
폭력을 동반한 시위가 확산하자 토카예프는 CSTO에 평화유지군을 요청했다. 평화유지군 및 카자흐스탄 보안군과 경찰이 무장한 채 도심 일대에 배치됨에 따라 반정부 시위는 진정됐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11일 카자흐스탄 반정부 시위자 중 9900명 이상이 구금됐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사망자는 164명, 부상자는 8000명 이상이라고 카자흐스탄 내무부는 전했다.
카자흐스탄 인권단체는 사망자에 4세 여아 등 최소 3명의 미성년자가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카자흐스탄 내무부는 이번 반정부 시위로 1억7500만 유로(약 2480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고, 100개 이상의 은행 및 기업, 차량 400대 이상이 파손됐다고 발표했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10일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상임의장과의 통화에서 이번 사태를 테러 공격으로 규정하며, 경제적 손실은 20억 달러(약 2조3934억원)에서 최대 30억 달러(약 3조5901억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시위 진압 과정에서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을 국가안보회의(NSC) 의장직에서 해임하고, 전 대통령의 측근인 카림 막시모프 국가보안위원회(KNB) 위원장도 국가반역 혐의로 체포했다. 나자르바예프의 조카인 KNB 제1부위원장 사마트 아비쉬도 7일 알마티에서 체포됐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이에 따라 전 대통령의 국가 전복 음모론이 퍼지기도 했지만, 토카예프의 전 정부 세력 축출로 일단락되는 모양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시위 진압과 막시모프 위원장 체포를 통해 토카예프 대통령이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의 잔존 영향력을 제거하고 실권을 잡았다고 분석했다.
11일 러시아 타스 통신은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24시간 넘게 총격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거리에서 많은 차와 자동차를 볼 수 있으며 대부분의 상점이 문을 열었지만, 여전히 도시의 특정 지역에는 순찰대의 감시가 지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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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뉴스 / 백승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