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MBC 김건희 녹취록 반영…'안희정·박근혜, 조국' 등 언급
윤석열 "많은 분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게 생각한다"
김씨 일부 발언 논란에 새 내용도 제기…선제적 사과로 돌파
당초 예상보다 '핵폭탄급' 정치적 반향과는 거리 있다는 평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씨의 통화 녹취록과 관해 윤 후보가 17일 사과의 뜻을 밝혔다. 김씨의 일부 발언이 부적절하다는 판단에서다. 녹취록 방송 파장이 예상보다 크지 않다고 평가되지만 다른 매체를 통해 새로운 내용들이 나오는데다 무속인 논란이 다시 불거지자 선제적 사과를 통해 정면돌파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18일 뉴시스 종합결과, 윤 후보는 전날 '불교리더스포럼 제5기 출범식'직후 MBC '스트레이트'의 김씨 통화 녹취록 보도에 대해 "많은 분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은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적인 대화 내용이 방송으로 공개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것도 있지만, 저도 잘 이해가 안 가는 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윤 후보는 "사적인 대화를 뭘 그렇게 오래 했는지…"라고 말을 흐리며 "어찌 됐든 걱정하는 분들이 많이 계시기 때문에 남편인 제가 좀 더 잘 챙기고 했어야 했는데, 제가 아무래도 선거운동을 한다고 새벽에 나갔다 밤 늦게 들어와서 아내와 대화할 시간이 많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당초 김씨의 통화 녹취록이 방영될 것으로 알려지자, 국민의힘과 보수 지지층에서는 또 다시 부인 리스크가 터졌다는 우려가 쏟아졌다.
16일 방송된 MBC스트레이트에서 김씨는 서울의소리 관계자와 통화를 하면서 "문재인 정부가 남편을 키운 것", "조국이 적은 민주당", "박근혜를 탄핵시킨 건 보수", "홍준표를 까는 게 신선하다", "미투는 돈을 안 챙겨주니 터지는 것", "나와 우리 아저씨는 안희정 편" 등의 발언을 했다는 것이 밝혀졌다.
김씨의 통화에는 미투 등 논란성 발언이 담겼지만 당초 예상했던 대선 정국에 미칠 '핵폭탄급'의 큰 정치적 반향과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물론 대선 후보의 배우자로서 이미지 손상은 있을 수 있지만 대선 국면을 뒤흔들만한 내용은 아니라는 것이다. 때문에 윤 후보에게 미칠 영향도 제한적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한 국민의힘 3선 의원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후보 부인 김씨에 대한 대중의 기대치가 낮았기 때문에 스트레이트의 통화 내용도 크게 악영향을 미친 거 같지 않다"면서도 "하지만 남은 50일 동안 또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에 지켜봐야한다"는 신중한 입장을 내놨다.
그러면서도 "윤 후보의 지지율이 40%대를 넘어가서 확고하게 굳어지면 되는데 아직은 좀 부족하다"면서도 "결국 이번 대선은 윤 후보가 혼자 가느냐, 안철수와 단일화를 하느냐로 가는 것이지 정권교체는 반드시 될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윤 후보의 지지율의 변화에 다소 엇갈린 전망을 내놨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MBC보도는 오히려 김씨의 솔직함을 드러내면서 홍보의 장을 깔아준 느낌도 없지 않다"며 "MBC가 제대로 깔려면 정확히 야마가 되는 걸 골라서 해야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그래서 윤 후보의 지지율에 직접적인 영향은 미치기 어려울 거 같다"고 설명했다.
엄 소장은 "제가 보기엔 설 연휴 전으로는 윤 후보의 상승세가 좀 계속될 거 같다"며 "오늘 여러 여론조사를 볼 때도 윤 후보 쪽으로 급속히 정리되는 분위기가 아닌가 싶다. 야당이 윤석열-안철수 경쟁으로 역동성이 커지고 있는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비중이 감소되는 느낌이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김 교수는 "윤 후보의 지지율은 회복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고 보여진다"며 "20%대로 떨어졌다가 오늘은 조금 반등하는건데 낙폭이 너무 심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재명 후보는 40%대는 못 넘기지만 그 상태를 비슷하게 유지하는데 비해 윤 후보는 낙폭이 너무 크다"며 "그만큼 지지율이 크리스탈처럼 깨지기 쉽다는 이야기다. 상황변화에 영향을 많이 받고, 안정적으로 끌고 가지 못한다는 반증"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이야기한 것처럼 자신들의 선거 전략이 성공한다는 건 패착"이라며 "20대에서 일시적 반등은 있을 수 있지만 시간이 갈수록 반페미니즘 전략이 20~30대 여성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지는 두고봐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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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김두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