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어디에"…아내 묶고 불 질러 상해 입힌 남편, 2심서 감형

1심 "사건 이후 피해자와 협의 이혼한 점"…징역 2년 선고
2심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로 감형…"우발적으로 상해 입힌 것으로 보여"

자신 몰래 대출한 보험약관 대출금 사용처를 추궁하며 아내 손발을 묶고 불 질러 상해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남편이 2심에서 감형받았다.

대구고법 제2형사부(고법판사 양영희)는 체포치상 등 혐의로 기소된 A(47)씨 항소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과 달리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8일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가 몰래 대출한 보험약관대출금의 사용처를 추궁하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피해자에게 상해를 입힌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했고 피해자가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는 점, 가족과 지인들 또한 선처를 간절히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했다"며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해 이유가 있다고 판시했다.

A씨는 지난해 3월3일 오전 대출한 금원의 사용처를 추궁할 목적으로 "안마해주겠다"며 아내 B(40·여)씨를 속여 엎드리게 한 후 손과 발을 묶어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 몸에 불을 붙여 화상을 입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같은 날 오전 "같이 죽자"며 B씨 몸에 불을 붙이려고 했지만 장모 C씨가 달려들어 불을 지르지 못한 혐의(현존건조물방화예비)도 함께 받았다.

A씨가 가입한 보험에 대해 아내가 몰래 보험 약관 대출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이에 불만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1심은 "범행 도구를 사전에 준비하며 계획적으로 이뤄진 점, 범행 방법이 매우 위험하고 대담한 점, 사건 이후 피해자와 협의 이혼한 점, 서로 분리된 공간에서 생활하고 있어 피해자를 상대로 한 재범의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낮아 보이는 점 등을 종합했다"며 징역 2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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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차장 / 곽상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