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공약 발표회서 큰절 "새로운 정치 각오 표현"
전날 부동산 공약 내놓으면서도 "정책 실패 무한 책임"
서울 공약 제시 때도 의원들과 허리 숙여 90도 인사
文정부 정책 사과, 정책 차별화로 수도권 민심 달래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해 거듭 사과하며 연일 읍소 전략을 펼치고 있다. 24일에는 사죄의 뜻으로 큰 절까지 하며 수도권·중산층 민심 앞에 납작 엎드렸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경기 용인 포은아트홀에서 열린 경기도 공약 발표회에 앞서 경기도에 지역구를 둔 민주당 의원들과 함께 섰다. 그는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들과 함께 마음의 소회를 표현할까 한다"며 운을 뗐다.
이어 "민주당이 앞으로 더 잘하겠다. 앞으로 더 잘할 뿐만 아니라 우리가 많이 부족했다는 사과의 말씀을 겸해서 인사를 드릴까 한다"며 "마침 신년이고, 세배와 사과의 뜻을 겸해서 지금까지와 완전히 다른 새로운 정치로 보답드리겠다는 각오를 표현할까 한다"며 동행한 의원들과 함께 큰절을 했다.
이 후보는 전날 부동산 공약을 발표하는 자리에서도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두고 "부인할 수 없는 정책 실패"라고 말했다. 또 "민주당의 일원이자 대통령 후보로서 또 다시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 변명하지 않고 무한 책임을 지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정부의 기존 주택 공급계획보다 105만호 늘어난 311만호를 공급하기 위해 김포공항 주변, 용산공원 부지, 1호선 지하화 등 서울 내 택지 개발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LTV(주택담보대출비율)를 최대 90%까지 인정하는 금융규제 완화책도 내놨다.
이 후보는 지난 21일 서울권 공약 발표 기자회견에서도 "서울시민들이 최근 부동산 문제로 많이 고통받고 또 우리 민주당이 기대에 못 미친 점에 대해서 많이 실망하신 것 같다"며 서울 지역구 의원들과 함께 허리를 굽혀 90도로 인사하기도 했다.
그는 "(국민의) 기대에 우리가 180석이라는 압도적 다수 권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만족스러운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 자리에서 함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해 사과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이에 더해 종합부동산세 완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재개발·재건축 완화 등 세제·규제 완화 정책을 제시하기도 했다.
최근 들어 이 후보의 사과가 잦아진 것은 대선을 한달 보름 가량 앞두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게 지지율 역전을 허용한 데다가, 특히 수도권 민심에서 열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세금·대출 규제 강화 위주의 정책을 쓴 문재인 정부와 다르다는 점을 부각시켜 집값 폭등을 겪은 수도권 민심을 달래려는 읍소 전략으로 해석된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실시한 차기 대선 후보 지지도 조사(지난 16~21일 3046명 대상, 95% 신뢰수준에서 ±1.8%p) 결과, 서울 지역에서 윤 후보는 40.5% 이 후보는 31.6%를 기록했다. 이 후보의 정치적 고향이 있는 경기·인천에서도 윤 후보 41.7%, 이 후보 36.9%로 나타났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21~22일 실시한 정기 주례조사(1000명 대상, 95% 신뢰수준에서 ±3.1%p)에서도 윤 후보는 44.5%, 이 후보는 34.1%의 지지율을 각각 서울 지역에서 보였다. 경기·인천 역시 윤 후보 42.2%, 이 후보 33.4%로 조사됐다.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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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이병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