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격자 진술 오락가락, 추측에 불과"…벌금 1000만원→무죄
15개월 된 원생의 옷 안으로 각얼음을 집어넣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은 전직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제주지법 형사1부(부장판사 방선옥)는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전직 보육교사 A(42·여)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1심 법원은 A씨 혐의를 유죄로 판단,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어린이집 보육교사였던 A씨는 2018년 7월 어린이집 식당에서 당시 15개월된 피해 아동 B양의 옷 안으로 갑자기 각얼음 1개를 집어넣은 혐의를 받고 있다.
재판 내내 A씨는 억울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검찰 측 공소사실처럼 각얼음을 피해 아동 옷 안으로 넣은 적은 없고 단지 지름 5㎜ 정도의 작은 얼음 조각으로 '얼음놀이'를 했다는 것이다.
1심 법원은 A씨의 주장보다 목격자 진술이 더 신빙성이 높다고 봤다. 목격자 2명이 과장해 진술할 이유나 동기를 찾기 어렵고, A씨의 행위에 대해 대체로 일치한 진술을 내놨다는 설명이다.
A씨는 즉각 항소했다. 1심 법원이 신빙성이 떨어지는 목격자의 진술을 근거로 공소사실을 유죄로 선고한 것은 채증법칙을 위반하고, 애초에 학대의 고의도 없었다는 주장이다.
항소심은 A씨의 손을 들어줬다.
목격자들의 진술이 오락가락해 공소사실인 A씨가 갑자기 피해아동의 옷 속에 각얼음 1개를 집어넣었다는 행위를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봤다. "각얼음을 넣었을 것"이라는 목격자의 진술이 추측에 불과해 유죄 입증 자료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목격자 C씨는 1심 법정에서 "2018년 여름에는 어린이집에서 얼음놀이가 이뤄진 적이 한 번도 없다"고 했지만, 사건 무렵 해당 어린이집에서 얼음놀이가 2차례 진행된 것으로 조사됐다.
방 부장판사는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있으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무죄를 선고한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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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취재부장 / 윤동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