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다자토론, 모든 후보에 공평한 기회줄 수 있어"
윤석열 "어떤 형식 토론이든 상관 없어…법원 결정 존중"
안철수 측 "4자 토론 즉시 추진…설 연휴 기간이 좋을 것"
심상정 측 "다자토론으로 즉각 전환해야…알 권리 존중"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측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간 양자 TV 토론 방송을 중지해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을 26일 법원이 받아들였다. 이 후보와 윤 후보는 "다자토론도 상관 없다"며 설 연휴 기간 토론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경기 부천의 근로자종합복지관에서 노동공약을 발표한 후 기자들과 만나 "4자 토론이든, 5자 토론이든 법률이 정하는 상식과 합리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모든 후보에게 공평한 기회를 주는 방식의 다자토론을 지금이라도 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윤 후보를 향해 "어차피 양자토론을 하면 본인이 반격당하거나 본인이 주장할 시간이 많이 확보되지만 4자 토론을 하면 반으로 줄지 않느냐. 못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며 "그런 점을 감안해 국민께 선택의 여지, 판단의 여지를 드린다는 차원에서 다자토론을 받아들여달라"고 촉구했다.
이 후보는 "정치란 공정해야 하고, 당연히 자격 있는 사람들이 똑같은 기회를 받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방송토론콘텐츠단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법원의 판단이 나온 만큼 지상파 방송사들의 다자토론 주관에 대한 긍정적인 입장을 기대 한다"면서 "빠른 시일 내에 다자토론이 성사되길 기대하며 이 후보는 다자 토론에 응할 것"이라고 했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국회의원 및 원외당협위원장 필승결의대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어느 형식의 토론이든 상관 없이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구정 전에 국민이 다 함께 볼 수 있는 시간에 양자 토론을 하기로 기대를 했는데 많이 아쉽다"며 "하지만 사법부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했다.
이어 "토론은 어느 형식의 토론이든 국민께서 대선 후보의 정견과 입장을 궁금해하시기 때문에 어떤 것이든 상관 없다"고 말했다.
이양수 국민의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도 공지를 통해 "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여야 협상을 개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안철수·심상정 측 "사필귀정…다자토론으로 전환해야"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서울 종로에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과 만난 후 취재진에 "기득권 정치, 담합 정치, 구태정치에 대해 국민들이 심판한 것을 법원이 발표한 것 아니겠나"라며 법원의 결정은 "사필귀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4자 토론에 대해선 서로 만나서 우선 합의가 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태규 국민의당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은 법원의 판결이 나온 직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자 TV토론을 즉시 추진할 것을 제안한다"며 안철수 대선 후보의 입장문을 대독했다.
이 본부장은 4자 TV토론 시점에 대해 "날짜는 상관없다"면서도 "후보들께서 자기들의 갖고 있는 비전을 조금 더 국민적 관심사가 높은 시간대 일정에 맞춘다면 설 연휴 기간이 좋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정의당 역시 "양당이 준비 중이던 양자토론이 중지됐으니 예정된 토론은 다자토론으로 즉각 전환해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가 그토록 국민들의 알 권리를 존중하겠다고 말했으니 다자토론을 거부할 명분도 없다"고 강조했다.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21부(수석부장판사 박병태)는 이날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지상파 3사를 상대로 낸 양자 TV토론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인용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언론기관 주관 토론회는 횟수·형식·내용 구성의 재량이 인정된다고 볼 여지가 있지만, 방송토론회의 영향력에 비춰볼 때 대상자 선정에 관한 재량에 일정한 한계가 설정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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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김두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