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진단검사 체계 전환과 오미크론 변이로 인한 코로나19 감염자 급증으로 자기진단키트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나 구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라는 불만의 목소리가 거세다.
28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정부는 오미크론 변이 대응 체계로 오는 2월3일부터 밀접 접촉자, 60세 이상 등 고위험군에 한해 유전자 증폭(PCR) 검사를 실시한다.
그 외 대상은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이 확인되면 PCR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정부의 이런 코로나19 검사 체계 전환에 따라 블로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는 '자가진단키트 대란'이 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글이 게재돼 시민들의 자가진단키트 선구매를 촉진하고 있다.
이날 대구 중구에서 만난 약사 최모(50대)씨는 "PCR 검사를 고위험군만 한다고 하고 나서는 진단키트가 많이 나갔다"며 "지금은 도매상 주문도 힘든 상태다"고 우려했다.
다른 약국의 사정도 마찬가지였다.
약사 신모(53)씨는 "주문 자체가 지금 안된다"며 "찾는 분도 많고 한꺼번에 여러 개를 사시는 분들이 많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약사는 "도매상에 물건 자체가 지금 없다"며 "손님들이 한번에 많이 산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물량을 시중으로 내보내지 않아 물량이 부족하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약사는 "손님들이 마스크 대란처럼 자가진단키트 사재기를 하는 데도 정부에서 물량을 시중으로 안 내보낸다"며 "얼마 없는 물량을 손님들이 다 사재기하니 대란이 일어나는 것이다"고 한숨을 쉬었다.
인터넷에는 물량이 많은데 도매상만 품절이라 '고민된다'는 약사들도 눈에 띄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약사는 "저희도 지금 몇 개 남지 않아서 주문하려고 했는데 못 하고 있다"며 "지금 인터넷에는 값도 싸고 물량도 좀 있던데 그걸 사놓고 팔 수는 없어 고민이다"고 토로했다.
시민들은 마스크 대란처럼 자가진단키트 대란이 올까 봐 '미리 사둔다'고 입을 모았다.
자가진단 키트 품귀현상이 걱정돼 구매했다는 최모(55·여)씨는 "최근 신문에서 오미크론으로 자가진단 키트가 부족할 수도 있다는 소식을 보고 급하게 구매했다"며 "자가진단키트가 100% 정확하지는 않지만 확진자 정도는 판별되지 않을까 싶어 구매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민은 "보건소에 가서 신속항원검사를 하다가 오히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에 걸릴까 봐 미리 사둔다"며 "집에서 미리 확인하는 게 마음이 편해 여러 개 사둔다"고 전했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불안해서 미리 '쟁여뒀다'고 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20대 직장인은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일해서 불안하다"며 "최근 회사에 간접접촉자가 있어 혹시나 하는 마음에 구매한다"고 전했다.
전모(28·여)씨는 "설 명절에 고향에 내려가는 데 불안해서 구매했다"며 "가족 중에 해외 입국자가 있어 자가진단 키드 검사를 해보고 가는 게 마음이 편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자가진단키트를 할 경우 집단 감염을 찾아낼 수는 있지만 정확하게 사용하지 않을 시 진단 정확도가 떨어진다고 했다.
경북대병원 감염내과 김신우 교수는 "스스로 자가진단 키트를 사용했을 때 정확하게 사용하지 않으면 정확도가 많이 떨어진다"며 "의료기관의 경우 비인두까지 찔러서 검체를 채취하지만 혼자서 하면 콧물만 묻히는 경우가 많아 정확한 사용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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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본부장 / 김헌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