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사연이길래…판잣집 사슬에 묶인 中여성

중국에서 판잣집 벽에 사슬로 묶인 여성의 동영상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회자되면서 그 사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일(현지시간) 가디언,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 영상은 지난달 26일 중국 동부 장쑤성의 한 마을에서 촬영됐다. 쓰레기로 가득찬 판잣집 같은 건물에 한 여성이 갇혀 있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은 어떤 남성이 중국 동영상 공유 사이트 더우인에 영상을 올렸다고 한다.



영상에서 이 여성은 콘크리트 벽에 연결된 사슬에 목이 묶인 채 서 있다. 얼어붙을 것 같은 날씨에 외투도 갖춰 입지 못한 채 잔뜩 움츠려 있는 모습이다. 조리 있게 말하려 하지만 멍한 듯 보인다.

이 짧은 동영상은 여러 의문을 낳았다.

그녀는 누구인가, 왜 감금됐나, 여성을 엄마라고 부르는 옆 집에 사는 8명의 아이는 어떤 상황에서 낳은 것일까.

이후 여성을 감금한 것으로 보이는 남성의 영상이 올라왔다.

옆에 어린 소년과 함께 선 남성은 이 여성과 사이에 여러 자녀를 뒀다고 설명했다. 또 가족들이 그녀를 받아들인 이유를 설명하면서 "다른 사람들은 그녀를 얕잡아 봤다"고 말했다.

영상을 본 사람들의 분노가 고조되자 당국은 지난주 간결한 성명을 발표했다.

당국은 이 여성은 거지였으며 1998년 이 남성과 결혼했다고 밝혔다. 또 여성은 정신질환 진단을 받았지만 이미 치료를 받았고 가족은 따뜻한 설을 보낼 수 있도록 추가 지원을 받았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당국의 발표는 사람들의 분노를 더욱 부추겼고 정신 건강과 성적 동의에 대한 논쟁에 불을 붙였다.

웨이보에는 당국의 수사에 대해 논의하는 글이 올라왔고 댓글도 쏟아지고 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의 전 편집인 후시진도 "상식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여성이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하지만 당국은 남편의 이야기를 맹목적으로 수용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신질환자에게 강제로 그렇게 많은 아이를 낳게 하고 그녀를 생식 도구로 만드는 것은 불법이 아닌가"라고 질타했다.

가디언은 "정신 건강과 성적 동의는 중국의 광활한 농촌 지역에서 덜 논의되는 주제"라며 "남아 선호 사상으로 인한 낙태로 성비도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NYT는 "(중국에선) 가정 내 성적, 물리적 폭력에 대한 법적 보호가 여전히 약하거나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며 "중국에서 결혼 후 성폭력은 범죄가 아니다"고 꼬집었다.

당국은 여성을 감금한 남성에 대한 조사도 벌이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인신매매 혐의를 지우며 비난했지만 당국은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는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뉴스 / 백승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