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량 확보 첫 날 조달청 나라장터 쇼핑몰 돌연 '주문 차단'
임신부·중증장애인·12세 미만 19만7000명 조기 공급 실패
시 "조속한 공급 촉구…이르면 다음주부터 공급가능할 듯"
오미크론 변이 대확산에 맞서 20만 명 가까운 감염취약계층과 이동약자를 위해 자가진단키트를 무상지원하기로 한 광주시 계획이 초기 물량 확보 실패로 차질을 빚고 있다.
광주시는 "송구스럽다"며 고개를 숙였고, 수급 불균형으로 조기 배급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8일 광주시에 따르면 이용섭 시장은 지난 3일 출입기자 차담회를 통해 "코로나19 상황이 매우 어려운데 (임시) 선별검사소 등으로의 이동이 불편한 이들이 적지 않다"며 "백신접종 대상이 아닌 중증(1∼3급) 장애인과 임신부, 12세 미만 아동에게 자가진단키트 한 박스씩을 무상 지급키로 했다"고 밝혔다.
박스당 25회분으로, 한 달 가량 이용 가능한 분량이다. 우선 배급 대상은 19만7000명으로 추산됐다.
한 박스당 6만500원으로, 재난관리기금 100억 원 가량을 풀어 조달청을 통해 구매할 계획이고, 12세 이하 아동분은 시 교육청과 50%씩 부담키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시는 7일부터 조달청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을 통해 물량 확보에 나섰으나 "물량 공급에는 이상이 없다"던 당초 정부입장과 달리 '주문 불가'로 확인되면서 초기 물량 확보에 실패, 배급에도 큰 차질이 빚어졌다.
래피젠, 에스디바이오센서, 휴마시스 등 다수공급자 계약이 가능한 3개 품목 모두 이미 '주문차단 상품'으로 등록된 상태였다.
'자가키트는 선별진료소 수요 물량 등 시급성을 감안해 식약처와 협의한 순서에 따라 단계적으로 주문이 개시될 예정'이라는 게 차단 사유로 안내됐다.
관할 부처인 식약처가 지난 3일 자가키트를 '공중보건 위기대응 의료 제품'으로 지정하고 7일부터 나라장터 쇼핑몰을 통해 구매할 수 있다고 수차례 공지한 상태여서 시는 이를 믿고 물량조달을 확신했으나, 쇼핑몰 구매가 막히면서 예상치 못한 벽에 부딪힌 셈이다.
김종효 행정부시장은 "조달청 등에 확인해본 결과, 중앙방역대책본부 통제 아래 식약처에서 배분한 분량만 구매가 가능하고 갑자기 늘어난 검사자로 인해 공급 물량이 부족해 선별진료소 소요분을 우선 배정하겠다는 입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시는 식약처 등에 조속한 공급을 거듭 촉구했고, '2월 셋째주, 즉 이르면 오는 14일부터 순차적으로 공급해주겠다'는 답변을 받아냈다.
그러나 이 역시 전국 확진자수와 자가키트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조치여서 확정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김 부시장도 "매우 유동적"이라고 밝혔다.
코로나 약자에 대한 광주시의 선제적 행정 취지에도 불구, 정부의 명확치 않은 정책과 광주시의 조급한 행정, 양측의 소통부재에 대한 비판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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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