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로 봉쇄된 다리, 양국 교역량 27%가 오가는 길목
공장 폐쇄, 해고 등 사태 직면…양국 정부 경고 나서
미국과 캐나다 사이 국경에서 진행 중인 트럭운전 기사들의 점거 시위로 인한 하루 600억원에 육박하는 막대한 경제적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양국 정부가 경고하고 나섰다.
9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양국 정부는 국경 점거 시위가 양국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쳐 자동차 산업과 농산물 수출을 방해하고 수백만 달러의 손실을 입힐 수 있다고 밝혔다. 기업들은 하루 5000만 달러(약 598억500만원)의 손실을 볼 위험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시위는 양국 정부가 트럭 기사들에 양국 국경 이동 시 코로나19 백신 접종 증명서 제출을 의무화한데서 비롯됐다. 이들은 오타와 시내와 앰배서더 다리에 트럭을 세워 놓은 채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이 다리는 캐나다와 미국의 모든 교역량의 27%가 통과하는 곳으로 알려졌다.
특히 자동차 생산 도시 미국 디트로이트와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있는 도시 윈저 사이에 위치했다.
그러나 '자유호송대(Freedom Convoy)'라는 이름의 시위대가 차량 통행을 계속 막으면서 북미 자동차 산업의 핵심인 제조업 공장들이 셧다운, 해고 등의 비상사태에 직면했다. 그러자 양국 정부가 경고 메시지를 밝힌 것이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캐나다와 미국의 모든 사람이 이 봉쇄가 노동자들과 공급망에 미칠 수 있는 잠재적 영향이 무엇인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티프 매클렘 캐나다은행 총재는 "캐나다로 진입하는 주요 진입점의 봉쇄가 장기화하면 캐나다 경제활동에 가시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우리는 이미 글로벌 공급망 장애를 겪고 있다. 이것까지는 필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포드의 경우 이날 늦게, 점거 시위로 인한 봉쇄로 윈저에 있는 엔진 공장을 폐쇄하고 제2공장의 가동시간을 단축해야 했다고 발표했다.
자동차 산업 그룹인 캐나다 글로벌 오토메이커스의 데이비드 애덤스 사장은 가디언에 "매일 5000~7000대의 트럭이 앰배서더 다리를 이용해 자동차 부품을 배달하고 있다"며 "중요한 것은 국경 통과"라고 밝혔다.
자동차는 캐나다에서 두 번째로 큰 수출 품목이다. 미국은 이 공급의 90% 이상을 구매한다.
기업 연합들은 이 지역 제조업체들이 점거 시위로 인해 하루 5000만 달러의 손실을 볼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플라비오 볼프 캐나다 자동차부품협회장은 자유호송대의 시위로 인해 그들이 대변하는 사람들이 해고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봉쇄가 궁극적으로 국경 양쪽의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들의 폐쇄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것은 말 그대로 당신이 할 수 있는 가장 멍청한 짓"이라고 강조했다.
당초 시위는 백신 의무화에 의해 촉발됐지만 지금은 백신 접종 반대, 의무 반대, 반정부 불만 등이 뒤섞인 형태로 발전했다. 윈저 관할 경찰서장 팸 미즈노는 "50~75대의 차량과 100명 가량이 봉쇄에 가담했다"고 설명했다.
드류 딜켄스 윈저 시장은 "지금까지 시위는 평화롭고 사고 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시위대를 강제 해산함으로써 추가적인 갈등을 감수하고 싶지 않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자유호송대 대표들은 자신들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시위를 해산할 의사가 없다는 입장이다. 온라인 시위자 채널에서는 추가적인 국경 통과를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양국 간 무역 관계를 더욱 위협하고 있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뉴스 / 백승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