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盧 비극 겪고도 선거 국면 증오·대립·분열 양상"

"盧 탄핵·비극 겪고도 정치 그대로…극단주의, 진영 간 적대 증폭"
"여야정 협의체 설치로 끝…정치적 이해득실에 한 발짝도 못 나가"
"대화·타협·통합의 성숙한 정치…한 단계 더 못 나가 아쉬움 많아"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아무리 선거 시기라 하더라도 정치권에서 갈등과 분열을 부추겨서는 통합의 정치로 갈 수가 없다"며 "누구에게도 이롭지 않고 사회 전체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공개된 AP·교도·타스·신화·로이터·EFE·AFP통신, 연합뉴스 등 아시아·태평양뉴스통신사기구(OANA) 소속 국내·외 8개 통신사와의 합동 서면 인터뷰에서 "지금 선거 국면에서 극단적으로 증오하고 대립하며 분열하는 양상이 크게 우려된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을 포함해 정치권이 앞장서 갈등을 치유하며 국민을 통합시켜 나가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밝힌 국민 통합이 얼마나 이행됐는가'라는 질문에 "우리나라가 통합의 정치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재임 중 탄핵 후폭풍과 퇴임 후의 비극적인 일을 겪고서도 우리 정치문화는 근본적으로 달라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한편으로 극단주의와 포퓰리즘, 가짜뉴스 등이 진영 간의 적대를 증폭시키고, 심지어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적대와 증오를 키우고 있다"고도 했다.

재임 기간 통합을 위해 기울인 노력에 관해선 "정치문화부터 보다 통합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협치를 제도화해 국민들에게 희망을 드리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어 "협치를 위해 약식 취임식 전에 야당부터 방문했고, 여야 지도부와 여러 차례 만나면서 초당적으로 힘을 모으기 위한 협치의 틀로서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설치를 이끌어냈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것으로 끝이었다"며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법인데, 정치적 이해득실 때문에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문 대통령은 "야권의 유력 인사들에게 당적을 유지한 채 내각 참여를 제안하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는 취지에 공감을 표하면서도 끝내 모두 고사했다"며 "진영으로 나뉘는 정치문화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가운데서도 코로나 위기 극복에 정치권이 예산과 입법으로 힘을 모아준 것은 매우 다행스럽고 고마운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대화하고 타협하며 통합하는 성숙한 정치로 한 단계 더 나아가지 못해 아쉬움이 많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그럼에도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는 것은 우리 국민들의 통합된 역량"이라며 "이번 코로나 위기 시에도 여실히 보여줬다"고 말했다.

또 "우리 국민들은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통합된 역량을 발휘하며 위기 극복의 주체가 됐다"며 "이는 우리 사회가 계속 발전해 나가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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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 부장 / 염선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