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태 협력 장관회의 참석차 파리 방문
"사무총장, 韓 정부 우려 잘 안다고 밝혀"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오드레 아줄레 유네스코 사무총장을 만나 사도(佐渡)광산 관련 강한 우려를 전달했다.
23일 외교부는 정 장관이 22일 아줄레 사무총장을 면담했다고 밝혔다. 이번 면담은 정 장관이 '인도-태평양 협력을 위한 장관급회의' 참석차 유네스코 본부가 있는 프랑스 파리를 방문한 계기로 이뤄졌다.
정 장관은 일본이 또 다른 일제 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 현장인 사도광산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 신청한 데 대해 강한 우려를 전달했다.
또 2015년 일본 근대산업시설 후속 조치부터 충실히 이행될 수 있도록 사무총장의 각별한 관심과 협조를 당부했다.
일본은 군함도(端島·하시마섬)를 포함한 근대산업시설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면서 해당 시설에서 조선인 강제노역이 있었단 사실을 알리겠다고 약속했지만 지키지 않았다. 유산 등재 여부를 최종 결정하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지난해 7월 이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하는 결정문안을 채택한 바 있다.
아줄레 사무총장은 사도광산 등에 대한 한국 정부의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면서, 일본 근대산업시설 후속 조치 이행 문제에 대해서도 계속 관심을 갖고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1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사도광산 추천서를 제출한 일본은 추천 대상 기간에서 강제노역이 벌어진 태평양전쟁 기간을 배제했다. 일제 강점기를 제외하는 꼼수로 해석된다.
앞으로 사도광산에 대한 서류 검토 작업을 거쳐 유네스코 민간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가 현지 실사를 한다.
이코모스 전문가들의 결정을 반영해 유산위가 최종 결정을 내릴 내년 여름까지 한일은 사도광산 등재를 두고 치열한 외교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정 장관은 아줄레 사무총장의 두 번째 임기(202~2025) 동안에도 한-유네스코 협력이 더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은 유네스코의 주요 공여국이자 협력 파트너로서 실질적 기여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유네스코의 우선 분야인이라크 모술 재건 사업에 올해부터 향후 3년간 약 550만달러(약 65억원) 규모의 자발적 기여금을 공여하겠다고 밝혔다.
비무장지대(DMZ)의 세계유산 남북 공동 등재 추진을 위한 유네스코 사무국의 관심과 지원에도 사의를 표했다.
아줄레 사무총장은 남북한 협력 증진을 위해 계속 관심을 가지고 다양한 노력들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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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이병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