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국회의원 67명이 지난해 인천 연수구의 한 장애인주간보호센터에서 발생한 20대 장애인 학대 사망사건과 관련해 가해자들에게 엄벌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28일 인천지방법원에 제출했다.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비례대표) 등은 탄원서를 통해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장애인 학대 피고인 886명 가운데 징역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426명으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며 "신체적 학대를 저지른 피고인이 실형을 선고받는 경우도 31.6%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또 이들은 "이러한 미온적인 판결이 이어지는 사이 장애인 학대 피해자는 2018년 889명에서 2019년 945명, 2020년 1008명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김 의원 등은 "국회도 장애인 학대 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장애인복지법' 및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을 논의하고 있지만, 이러한 논의가 아직 현장에는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재판부는 장애인 학대 범죄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국민적 여론과 이번 사건이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는 피해자 가족들의 목소리를 고려해 가해자들에게 관련 법률에 의거한 엄중한 판결을 내려주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앞서 지난해 8월 인천 연수구 장애인주간보호센터에서는 20대 중증장애인 남성에게 음식물을 억지로 먹이려다 기도가 막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으며, 이를 주도한 주간보호센터 원장과 사회복지사들에 대해 업무상과실치사 및 학대치사 혐의로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날 탄원서 제출에는 이번 사건의 유가족들도 함께했으며 피해자 아버지는 "이번 사건은 장애인의 자기결정권이 무시당했을 때 얼마나 처참한 결과가 일어날 수 있는지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며 "2~4년에 불과한 학대치사 양형기준을 상향하고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탄원서 제출을 주도한 김예지 의원은 "더는 장애인 복지시설과 지역사회에서 가혹행위로 사망하는 장애인이 있어서는 안 된다"면서 "장애인 학대 사건의 재발을 막고 피해자의 억울함을 풀어줄 수 있도록 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다시 한번 요청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