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신흥재벌 아브라모비치, EPL 첼시 매각 발표

신흥재벌 겨냥 금융 제재 위협에 서둘러 발표
2003년 2253억원에 매입…19년 후 3조1888억원 매각 제안

러시아인들을 겨냥한 금융 제재의 위협에 직면한 로만 아브라모비치 첼시 구단주가 2일(현지시간) 영국 프리미어 리그 소속 첼시 구단을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신흥재벌인 아브라모비치가 자신의 가장 유명한 자산을 매각하기로 한 것은 러시아 신흥재벌들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파장을 느끼고 있다는 가장 분명한 징후이다.



아브라모비치는 "첼시 매각 결정이 믿기 어려울 정도로 어려웠고 고통스러웠지만, 이것(매각)이 구단의 최대 관심사라고 믿는다"라고 말했다.

한 잠재적 구매자는 아브라모비치가 최소 25억 달러(약 3조188억원)에 첼시를 팔려 한다고 밝혔다. 스위스의 억만장자 한스요르크 바이스는 다른 3명과 함께 "2일 아브라모비치로부터 첼시를 사라는 제안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아브라모비치는 "첼시 구단 매각은 빠르게 진행되지 않고 적절한 절차를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아브라모비치는 구단을 유럽에서 가장 성공적인 구단으로 만들기 위해 지난 19년 간 구단에 빌려준 15억 파운드(약 20억 달러)의 차입금 상환을 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첼시는 지난달 클럽 월드컵에서 우승, 주요 우승 트로피 모두를 차지했다.

아브라모비치는 "첼시 구단에 판매 수익금 전액을 기부할 자선재단 설립을 지시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모든 희생자들을 위한 재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브라모비치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을 비난하라는 요구에 직면했지만, 아직 러시아를 비난하지 않고 있다.

지난 2003년 아브라모비치가 구단을 인수하기 전 1955년 단 한 차례 프리미어 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첼시는 아브라모비치의 인수 후 아낌없는 투자로 2년 후 프리미어 리그에서 우승했으며, 이후에도 2017년 마지막 우승까지 4번 더 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등 19년 동안 18개의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그는 2003년 첼시를 7500만 파운드(약 1207억원)의 부채를 포함해 1억4000만 파운드(약 2253억원)에 인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뉴스 / 백승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