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7시간 고위급 회담…우크라·北 등 "치열한 논의"

12월부터 회담 계획…'우크라 문제' 국한 회담은 아냐
"이 시기 中 러 지지 우려…'특정 행동' 결과 제시"
"北 문제 주목 필요한 상황"…中과 협력 필요성 강조

미국과 중국 고위 외교·안보 인사들이 로마에서 무려 일곱 시간에 걸쳐 머리를 맞댔다. 이들은 러시아의 침공을 받고 있는 우크라이나 상황을 비롯해 북한 문제 등을 두고 치열한 논의를 했다고 한다.



백악관은 14일(현지시간) 자료를 내고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이 로마에서 회담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스위스 취리히 회담 이후 5개월여 만이다.

조 바이든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회담이 "미국과 국제 사회의 다양한 관심사 문제를 다뤘다"라며 "이 순간의 무게는 물론 개방적인 소통 라인을 유지한다는 우리 약속을 반영한 일곱 시간의 치열한 세션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회담 자리는 우크라이나 침공 문제를 이유로 별도로 마련된 건 아니라는 게 바이든 행정부 측 설명이다. 행정부 당국자는 "이번 회담은 상당한 시간 계획돼 왔다"라며 "이 위기의 순간에 시의적절하고 중요한 대화였다"라고 전했다.

회담에서는 우크라이나를 침공 중인 러시아에 대한 중국의 지원 여부도 논의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회담에 앞서 서방 언론은 러시아가 중국 측에 군사 장비 등 지원을 요청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중국과 러시아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한 상황이다.

행정부 당국자는 "(양측이) 미·중 관계의 전방위적 문제를 다뤘다"라며 "(또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관해 광범위한 논의를 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양측은 북한 문제도 논의했다"라며 "이 또한 우리의 주목을 요구하는 악화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행정부 당국자는 "양측은 가까운 미래에 대화를 심화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번 회담은 지난해 11월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화상 회담 이후부터 논의됐다고 한다. 구체적으로 12월부터 고위급 회담이 논의돼 왔었다는 게 행정부 당국자 설명이다.

이 당국자는 다만 이번 회담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와 관련해 특정한 상황을 논의하려 긴급히 마련되지는 않았다면서도 "우리는 지금 이 시기에 중국이 러시아를 지지하는 상황에 관해 깊이 우려한다"라며 설리번 보좌관이 회담에서 이런 우려를 전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이 구체적으로 러시아에 군사·금융 지원을 할 의향이 있는지, 혹은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이후 실제 지원이 이뤄진 사례가 있는지에 관해서는 구체적인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이 당국자는 "이에 관해 코멘트할 게 없다"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설리번 보좌관이 이번 회담에서 중국의 러시아 지지 행보에 대한 우려와, '특정한 행동'에 잠재적인 영향 및 결과가 따르리라는 점을 직접적으로 제시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우리는 공개적으로, 또 비공개적으로 중국에 (러시아에 대한) 지원이 있다면 결과가 따르리라고 명백히 말해 왔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북한의 행보에 관한 우려도 거론됐다. 바이든 행정부 당국자는 이날 "우리는 최근 북한으로부터 본 행동을 심각하게 우려한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미국과 중국이 이 문제에 관해 협력할 수 있었던 역사가 있다"라며 양측 간 협력에 관해서도 논의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이와 함께 성 김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류샤오밍 중국 한반도사무특별대표 간 통화를 거론, 향후 이에 기반해 가까운 시일 내에 추가 대화를 하리라고 했다. 또 '다른 길'을 선택하도록 중국과 함께 북한을 압박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방법을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이 당국자는 아울러 한국 및 일본 동맹과도 북한 문제에 관해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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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뉴스 / 백승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