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증시 급락…내 ELS 어쩌나

지난해 홍콩H지수 연계 ELS 발행 규모 19조 달해
홍콩증시 급락 전 상반기 12조…투자자 불안 가중
홍콩H지수 6200선…5500선 밑돌면 녹인 발생할듯

홍콩 증시가 코로나19 확산과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로 급락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단기간에 지수 하락이 지속되면 녹인(Knock­-In) 구간까지 접근할 수 있어 불안감이 커지는 중이다.



15일 예탁결제원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지난해 발행된 홍콩H지수 연계 ELS 규모는 19조원에 달한다. 이중 홍콩H지수가 급락하기 전 시점인 상반기에 12조원 가까이 발행됐다.

월별로 지난해 발행된 홍콩 연계 ELS의 규모를 보면 ▲1월 1조4835억원 ▲2월 1조5846억원 ▲3월 2조418억원 ▲4월 3조1637억원 ▲5월 1조7144억원 ▲6월 1조9268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ELS란 주가지수의 변동에 따라 증권사가 미리 약속한 수익률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ELS 중 대표적인 형태인 스텝다운형 ELS는 일반적으로 6개월마다 평가해 상환 여부를 결정짓는다. 보통 기준가격의 90% 이상 넘겨야 조기상환이 가능하도록 짜여 있다.

여기에 더 하락세를 보이며 기준 가격 대비 50% 넘게 하락하게 되면 녹인 구간에 접어들게 된다. 지난해 연초 1만2000선을 상회한 시점에 진입한 ELS 투자자들 가운데 지난해 하반기 조기상환에 실패한 투자자의 경우 불안감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최근 2년간 국내 발행된 홍콩 연계 ELS의 녹인 가능 물량은 총 9277억원으로 대부분 홍콩H지수가 5500선 이하로 내려갈 때 녹인으로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아직 6000선에서 움직이고 있어 녹인으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급락세를 보이며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우는 중이다.


홍콩 증시는 지난 14일 우크라이나 사태가 악화하고 중국과 홍콩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폭락 마감했다. 이어 이날도 4%대 약세를 보이며 6200선에서 움직이는 중이다. 전날 홍콩 증시 상장 중국기업주 중심의 홍콩H지수는 주말보다 505.05포인트(7.15%) 급락한 6555.55에 거래를 끝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중국에서 다시 늘어나기 시작하자 홍콩 증시가 약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중국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600명 넘게 폭증했다. 전날 확진자는 1437명이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되며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져 증시 하락으로 이어졌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성장 침체와 높은 물가 상승이 겹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있어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지며 글로벌 증시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는 중이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지정학적 리스크, 코로나 확산, 미국의 중국 기업 제재 위험 등으로 홍콩 증시의 패닉이 촉발됐다"며 "대외적인 리스크에 해당하는 우크라이나와 미중 분쟁의 경과가 아직 불확실성 요인으로 남아있어 전국인민대표대회 이후 3개월의 기간이 경기와 주식시장의 변곡점 여부를 타진하는 가장 중요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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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