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집값 통계 내렸는데 매매심리 반등
관망세 지속되는 가운데 기대감 소폭 반영
"더 오른다"…대선 전보다 매물 줄었다
"尹 정부 테마는 재건축…집값 대폭 하락 어려워"
대선을 눈 앞에 뒀던 지난달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관망세를 지속하면서도 매매 심리가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급매물 위주로 거래되면서 가격 통계는 하락했지만, 새 정부가 출범하면 대출규제 등이 풀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석열 당선인이 재건축 규제 완화, 임대차3법 재검토, 종합부동산세 폐지 등을 공약으로 내건 만큼 집값도 다시 우상향 할 가능성이 있다.
1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2월 주택종합 매매가격 동향을 조사한 결과 서울은 전월 대비 0.04%, 수도권은 0.03% 하락했다. 아파트 매매가는 서울과 수도권이 모두 0.08%씩 빠졌다. 서울 집값이 내림세를 보인 것은 2020년 5월(주택종합 -0.09%, 아파트 -0.20%) 이후 1년 9개월 만이다.
강북권에서는 성북구(-014%)가 신규 입주물량의 영향이 있는 길음뉴타운, 은평구(-0.14%)는 응암동, 서대문구(-0.09%)는 연희·남가좌동 위주로 하락하며 강북 전체(-0.06%) 통계를 끌어내렸다. 강남3구는 서초구(0.02%)가 일부 신축의 상승세에 힘입어 선방했지만 송파구(-0.09%)가 잠실동 인기단지 중심으로, 강남구(-0.03%)는 일부 중소형 위주로 하락거래가 발생했다.
호가가 높게 형성된 상황에서 강력한 대출규제가 시행 중이고,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도 도사리고 있어 매수자들이 선뜻 나서지 않는 분위기다. 그나마 가격을 낮춘 급매물 위주로 간간이 계약이 체결되면서 통계가 하락곡선을 그린 것으로 풀이된다.
가격은 하락했지만 같은 달 시장에는 기대감이 피어올랐다.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가 발표한 2월 부동산 소비심리지수를 보면 서울 주택 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05.9로 105.3보다 0.6포인트 상승했다. 전국(105.8→108.5), 수도권(105.3→108.1), 인천(104.0→114.2), 경기(105.5→108.0)에서 모두 수치가 반등했다.
이 지수는 부동산 중개업소와 일반가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소비자의 행태변화 및 인지수준을 지수화한 것이다. 지수가 100보다 크면 가격 상승과 거래 증가 응답자가 많다는 의미다. 연구원은 0~95를 하강 국면, 95~114를 보합 국면, 115~200을 상승 국면으로 구분한다. 보합권에 있긴 하지만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더 많아졌다는 뜻이다.
매도자들도 시장에 내놨던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 앞으로 집값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에 일단 두고 보자는 것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대선 당일인 지난 9일 5만131건이던 서울 아파트 매물이 15일 현재 4만9231건으로 900건(-1.8%) 감소했다.
같은 기간 1기신도시의 대표주자격인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3190건→3089건, -3.2%), 경기 성남시 분당구(3385건→3305건, -2.4%) 등에서도 매물이 줄었다. 윤 당선인은 1기 신도시 재정비사업을 촉진하기 위한 특별법 제정을 공약으로 내건 바 있다. ▲30년 이상 노후 아파트에 대한 안전진단 면제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손질 ▲용적률 500% 상향 등을 통해 '민간 정비사업 활성화'도 약속했다. 재건축 아파트발 가격 상승을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대출금리 상승, 금융시장 불안, 장기 상승에 따른 피로감으로 집값이 크게 오르기는 힘들다"면서도 "부동산 시세는 미래 기대를 먹고 자란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 배제를 시행하면 절세매물이 나오겠지만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에 더 크게 작용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박 수석전문위원은 "윤석열 정부 5년 동안 가장 큰 테마는 재건축이 될 것"이라며 "폭발성이 강한 재건축이 꿈틀거리면 집값은 크게 하락하기 힘들다. 올해 집값은 통계적으로 약보합세와 강보합세가 불규칙적으로 반복하는 박스권속 울퉁불퉁 장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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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박옥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