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신형 ICBM 발사 임박했나…콘크리트 구조물 구축

민간 상업위성 사진서 구조물 2개 포착
전문가들, 화성-17형 발사 준비 해석

북한이 평양 순안공항에 콘크리트 발사대를 구축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신형 대륙 간 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 발사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의 소리 방송(VOA)은 북한 순안공항에 미사일 발사용으로 보이는 평평한 콘크리트 바닥이 설치됐다고 15일 밝혔다.



일일 단위 위성사진 서비스 플래닛 랩스(Planet Labs)가 지난 12일 촬영한 위성사진에 나타난 콘크리트 구조물은 2개다. 이 구조물은 순안공항 북쪽 지대의 활주로와 유도로 사이에 자리하고 있다.

큰 구조물 길이는 220m, 작은 구조물 길이는 100m다. 구조물 폭은 50m로 동일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화성-17형 ICBM 발사를 위한 준비 작업을 하는 것으로 봤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는 "2017년 화성-15형 ICBM 발사 시에도 일종의 콘크리트 간이 발사대를 만들어서 미사일을 그 위에 기립시켜 발사했다"며 "평양 인근에 미사일 조립시설과 TEL(이동식 발사대) 제작시설이 있기 때문에 부득이 순안공항에서 발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 교수는 "2017년 당시 TEL은 손상을 우려해 밖으로 이동시킨 후에 발사했다. 그만큼 ICBM의 중량이 무거워 TEL에서 직접 발사가 불가능한 것"이라며 "결국 이동식 발사가 아닌 고정식 발사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 교수는 "신형 ICBM의 제원을 기준으로 추진제를 완전히 채우면 중량이 100톤 안팎이 될 것"이라며 "이 정도 길이라면 곡률 반경 문제로 웬만한 도로에서는 이동 자체가 어려울 것이며 물리적으로 TEL 위에서 기립해 발사하는 것도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승기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IRBM(중거리 탄도미사일) 및 ICBM 급 화성 계열 탄도미사일 화성 12형, 14형, 15형, 17형은 기본적으로 TEL 전개 후 방열 단계에서 탄도미사일 거치대를 이용해 기립하고 이후 발사하는 과정을 거친다"고 설명했다.

신 위원은 "특히 무게와 크기가 매우 큰 ICBM급은 최대한 표면이 고르고 안정적인 지반에서 운용돼야 거치대의 수평 확보와 탄도미사일 초기 자세 제어에 유리하며 그 결과 탄도미사일 발사 시 안정성과 탄두의 정확성을 높일 수 있다"며 "기존 순안공항 활주로 또는 유도로 손상을 피하고 안정적이고 원활한 시험 발사를 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신 위원은 "크기가 다른 2개의 콘크리트 지대는 2발 이상을 동시 발사하는 경우를 위한 것으로 보이며 크기가 큰 콘크리트 지대는 ICBM급과 같은 대형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에 주로 이용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조만간 예상되는 화성-17형 추가 시험 발사도 새로 설치된 콘크리트 지대를 활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대형 ICBM을 TEL에 실어 야지에서 장거리 이동하는 것은 무리다. 북한 TEL 성능 부족으로 무게를 견디지 못할 수도 있다"며 "연료를 발사장에서 주입하려면 이동거리가 짧고 지면이 거칠지 않으며 부대시설이 좋은 비행장이 유리하다. 발사 시 좌표 계산(발사지점과 목표, 방위)도 미리 산출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순안이 최근 미사일 시험의 장소로 자주 사용되다보니까 관련된 크고 작은 설비들이 사용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며 "순안공항에 본격적인 로켓 발사대가 없다는 점만으로도 북한이 그간 정찰위성 발사를 주장해온 순안 공항에서의 발사는 우주개발 목적이 아닌 군용임이 명백해졌고 ICBM과 관련된 것일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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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뉴스 / 백승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