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자급자족' 추진 실패…수입 의존도 심화"

WSJ "서방 제재 대비해 수입 대체 전략 취해"
"오히려 수입 의존도 심화…기업·소비자 타격"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에 맞서 수년간 수입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이번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효과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는 2014년 크름반도(크림반도) 합병 이후 서방의 제재에 대비해 외국 수입 제품을 자국에서 생산하는 제품으로 대체하는 전략을 채택, 지난 2015년부터 2020년까지 2조9000억 루블(약 34조8580억원)의 예산이 배정됐다.

그러나 오히려 러시아의 수입 의존도는 수년간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 고등경제대학(HSE) 연구에 따르면 지난 2020년 러시아 소매시장에서 비식품 소비재 매출의 75%를 수입이 차지했다. 통신장비 부문에서 수입품 비중은 86%에 달했다. 또 지난 2014년 이후 러시아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세계 평균보다 낮았다.

이에 따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서방의 제재에 타격이 커지고 있다.

현재 러시아 트럭 제조업체 카마즈의 생산이 최대 40% 감소할 위기에 직면하는 등 러시아 자동차 업체들이 수입 부품 부족으로 타격을 입고 있다.

또 러시아 곳곳 상점 선반에선 수입 반려동물 사료와 의약품이 사라지면서 소비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독일 국제안보연구소(SWP)의 러시아경제 전문가 야니스 클루게는 "수입 대체는 러시아가 제재에 덜 취약하도록 만들겠다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라며 "러시아 같은 작은 경제로는 복잡하고 첨단 기술을 가진 상품을 스스로 생산할 수 없다. 러시아의 야망은 비현실적이었다"고 분석했다.

다만 WSJ는 중국이 큰 변수라며 중국이 미국과 유럽을 대체해 상품 공급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이미 서방과의 험난한 무역 관계가 악화될 수 있고, 중국이 러시아가 필요로 하는 모든 제품을 생산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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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조봉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