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형산강변 알박기 캠핑족들로 '몸살'…유료화해야 목소리

지난 2020년 형산강변 200m 구간 야영 허용…캠핑족들 합법적 알박기 이어져
캠퍼들 사유지로 이용돼 일반인 이용은 사실상 어려워
부지 사용료 받아 특정인 장기 점용 막는 동시에 관광자원 개발해야

경북 포항 형산강변이 일부 캠핑족들에 의해 사유화되고 있어 문제점으로 지목되고 있다.

장기적 안목에서 부지 사용료를 받는 등 유료화하면서 형산강변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3일 오후 1시30분께 포항시 남구 연일읍 부조장터공원 인근으로 수십여대의 카라반들과 텐트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유리를 통해 내부를 확인해본 결과, 카라반에 사람이 있는 경우는 없었다. 오랫동안 사람의 손길을 타지 않아 외부에 얼룩이 가득한 카라반도 꽤 있었다.

텐트 역시 조용하긴 마찬가지였다. 며칠 째 방치된 것처럼 보이는 술병들이 텐트 안에 널브러져 있기도 했다.

현장에 있는 십수개의 텐트 중에서 인기척이 있는 경우는 단 1개 뿐이었다.

이 같은 상황은 비단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포항시는 지난 2020년 11월 5일 '국가하천(형산강) 낚시·야영·취사 등의 금지지역 지정'을 공고했다.

하천법 제46조에 따른 조치로, 상수원보호구역이자 철새도래지인 형산강을 보존하기 위해 유강대교부터 섬안큰다리 사이 5.2㎞에서 취사와 야영을 금지하도록 했다.

하지만 200m 거리는 예외로 두면서 캠핑족들의 '합법'적인 알박기가 이뤄지고 있다.


도로나 주차가 불가능한 구역도 아니기 때문에 불법주차 단속을 할 수도 없다.

현재는 알박기해둔 캠퍼들의 사유지처럼 이용되고 있어 일반인들이 이용하기는 사실상 어려운 수준이다.

이날 현장에서 짐을 옮기고 있던 한 시민은 "평일에는 거의 주인들이 없고 주말이 되면 대구나 울산에서 많이 온다"며 "잘못된 행동인 건 알지만 다들 똑같이 행동하고 있으니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캠핑족들에 의해 형산강변이 점령되다시피 하면서 해당 부지를 유료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금을 통해 특정인들이 부지를 장기간 점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동시에 '강변에서의 캠핑'을 테마로 해 형산강변을 새로운 캠핑명소로 개발해 한다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포항시민 김모(47)씨는 "형산강변에 유료캠핑공간을 조성해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면 인근 어린이물놀이장이나 연일중명생태공원 등과도 연계돼 좋은 홍보효과를 거둘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유료화를 통해 거둬들인 금액으로 인력을 고용해 현장을 관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포항시는 주말마다 현장을 방문해 계도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올 하반기 중으로 주차요금 징수 등 행정 조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포항시 관계자는 "코로나 시국에 캠핑족들이 늘어나면서 좋은 취지로 형산강변 일부 지역에 대해 야영이 가능하도록 했으나, 현재 카라반 장기 주차 등의 문제가 있어 고민하고 있다"며 "정식 캠핑장으로 등록하려고 할 경우 행정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많기 때문에 주차요금을 받는 식으로 현재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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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본부장 / 김헌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