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지휘 유지" vs "폐지"…법무부·대검, '따로' 인수위 업무보고

'검찰 직접수사 확대' 등 尹당선인 공약 놓고
대검은 찬성…법무부는 장관이 나서서 반대
인수위 "따로 보고하라"…논의 향방 주목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권 폐지, 독립적 예산편성, 직접수사 범위 확대 등을 놓고 법무부와 대검찰청이 상반되는 입장을 내고 있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24일 양측으로부터 각각 업무보고를 받는다.



법조계 등에 따르면 이날 서울 중구 통의동 사무실에서 진행되는 인수위 정무사법행정분과 업무보고에서 법무부는 오전 9시30분부터 10시30분까지, 대검은 오전 11시부터 12시까지 보고를 진행한다.

이날 보고에는 윤 당선인의 공약이었던 법무부 장관의 검찰총장에 대한 수사지휘권 폐지, 검찰청의 독립적인 예산편성권 확보, 검찰의 직접·인지수사 확대 등이 주요 내용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같은 윤 당선인의 공약을 놓고 대검이 찬성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는데,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전날까지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내며 당선인 측과 각을 세웠다.


당초 법무부는 대검과 의견을 조율해 최종안을 만들어 인수위에 전달할 계획이었지만, 인수위는 양측 입장이 다른 현 상황을 고려해 법무부를 거치지 않고 대검으로부터 직접 의견을 청취하기로 했다.



인수위는 "법무부 장관이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대검의 입장은 그와 다른 부분이 있는 것으로 보도된 바 있다"며 "법무부가 대검의 의견을 취합, 정리해 보고하게 되면 대검의 의견이 왜곡될 우려가 있어 기관별 분리 보고하도록 한 것"이라고 밝혔다.

현행 검찰청법은 법무부 장관이 검찰사무의 최고 감독자로서 검사를 지휘·감독하지만, 구체적 사건에 대해선 검찰총장만을 지휘·감독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윤 당선인 측은 검찰 수사의 정치적 중립성을 위해 이 규정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수단으로서 존치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검찰의 직접수사 확대 문제도 현 정부와 인수위 측이 팽팽하게 맞서는 지점이다. 현재 검찰은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사건)에 관해서만 직접수사가 가능하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기준의 사건을 수사할 수 있는지는 대통령령인 '검사의 수사개시 범죄 범위에 관한 규정'으로 정하고 있어, 윤 당선인으로선 법 개정 없이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를 넓힐 수 있다.


또한 일부 검찰청에만 특수수사 전담부서를 두고 그렇지 않은 청에선 형사부 가운데 말(末)부 한 곳만 총장의 사전 승인을 얻어 직접수사가 가능하도록 한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대통령령)도 마찬가지로 더불어민주당이 의석 과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국회의 동의 없이 바꿀 수 있는 조항이다.

한편 박 장관은 전날 약식 기자간담회를 통해 윤 당선인의 공약에 "직제는 대통령령이기 때문에 새 정부가 바꿀 수 있으니 어쩌겠나"라면서도 "수사를 많이 한다고 해서 반드시 검찰에 좋은 것이냐에 대해선 동의하기 어렵다"고 한 바 있다. 또 특수활동비 등 예산 집행의 투명성이 담보된다면 검찰의 편성권에 독립성을 부여할 수 있다면서도, "이는 입법 사안으로 본다"며 선긋기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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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 부장 / 염선호 기자 다른기사보기